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월가에선 부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신흥시장 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캐피탈 창업자는 12일(현지시간) 외신 인터뷰에서 “증시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며 “지금이 바닥의 시작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모든 투자자들이 희망을 포기할 때가 바닥”이라고 했다.

모비우스는 “자산 시장의 꼬리인 암호화폐가 몸통 격인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며 “다만 장기 보유하려는 사람들에겐 지금이 매수 적기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빌 밀러 전 레그메이슨캐피탈 회장은 “바닥 여부는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지금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심각했던) 1970년대 상황과 비슷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80% 이상 급락하는 암호화폐 시장을 세 번쯤 경험했다”며 “장기적으로 다시 강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 대비 8.3% 뛰었다. 전달(8.5% 상승)보다 소폭 둔화했으나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 대비 8.3% 뛰었다. 전달(8.5% 상승)보다 소폭 둔화했으나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이날 미 중앙은행(Fed) 당국자들도 시장에 영향을 끼칠 만한 발언을 내놨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마켓플레이스 인터뷰에서 “앞으로 두 번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50bp(0.5%포인트) 인상이 필요하다”며 “물가를 잡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착륙을 바라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달렸다”고도 시인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물가를 낮추려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필요하다”며 “금융시장의 긴축을 더 보고 싶다”고 했다.

데일리 총재는 “다음 두 번의 회의에서 50bp씩 인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다만 75bp를 한꺼번에 올리는 건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