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발 매도는 오전까지…오후 반등한 미 증시, 이유는?

25일(현지 시각) 중국 증시가 폭락하며 유럽 증시까지 1.5~2.1%까지 끌어내렸습니다. 미국 증시도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마저 봉쇄될 것이란 우려 속에 선전 증시는 6.08% 폭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5.13%, 홍콩 항셍지수는 3.73% 내렸습니다. 베이징 시 당국은 차오양구 등 일부 지역에서 전수 PCR 검사를 시행하고, 관리통제구역을 설정해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공격적 긴축 가능성에 중국 위안화 가치가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중국 폭락 요인의 하나였습니다. 위안화 환율은 2020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인 달러당 6.59위안까지 거래됐습니다. ING는 위안화는 최근까지도 팬데믹 이전인 2019~2020년 수준에 비해 강세를 보여왔고, 높은 수입 에너지 가격 탓을 감안해 중국이 이를 환영해왔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섰지만 중국 런민은행의 개입이 없었다는 점은 엄격한 봉쇄로 경제적 위험이 커지자 중국이 보다 성장 지향적 통화 관리, 즉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위안화가 급락할 경우 중국 런민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하기 어려워진다"라고 걱정했습니다. 경기나 증시 부양이 쉽지 않을 것이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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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달러인덱스는 이날 101.8까지 치솟았습니다. 유로화 불안 요인이던 프랑스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일부 상승 폭을 되돌릴 것으로 봤지만 오히려 더 강해진 것입니다.

이는 월가 일부 투자자에게 2015년의 잊고 싶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환시장은 놀랍다. 위안화는 지난 5거래일간 달러화에 대해 3%나 절하됐다. 이는 2015년 당시와 비슷한 속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발 매도는 오전까지…오후 반등한 미 증시, 이유는?

2015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S&P500 지수는 2015년 8월 10~25일 사이 11% 이상 폭락했었습니다. Fed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금리 인상을 준비하던 와중에 중국 경제는 한 자릿수대 성장률 얘기가 나오면서 크게 흔들렸습니다. 상하이 증시는 7월 27일 8.5%, 8월 25일 7.6% 폭락했고 위안화 가치는 연일 하락하자 '중국 외환위기론'까지 불거졌었습니다. 그리고 국제 유가는 셰일 혁명 및 중국발 수요 우려 속에 배럴당 40달러대까지 추락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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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중국발 글로벌 성장 공포에 세계 증시뿐 아니라 국제유가가 최대 6%까지 급락하는 등 원자재 가격도 내려갔습니다. 그동안 상승세를 유지하던 미 국채 금리도 성장 공포 속에 꺾였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2.896%로 마감됐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 초반 2.761%까지 추락했습니다. 2.699%였던 2년물은 2.517%까지 내렸습니다. 금리가 하락했지만, 기술주 주가도 흔들렸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금리가 내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며, 성장 우려에 따라 떨어지는 건 좋은 이유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오전 11시 50분께 한 때 488포인트까지 급락했습니다. 같은 시간 S&P500 지수는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200.82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직후 반등이 시작됐습니다. 주가는 장 마감 때까지 계속 오름세를 지속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238.06포인트(0.7%) 오른 34049.46, S&P500 지수는 24.34포인트(0.57%) 상승한 4296.12포인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스닥은 1.29%나 급등해 13004.85로 마감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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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등과 함께 한때 6%까지 떨어졌던 유가도 3% 수준까지 하락 폭을 줄였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는 3.1% 내린 배럴당 98.83달러, 브렌트유는 3.8% 떨어진 배럴당 102.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미 국채 금리도 어느 정도 반등했습니다. 오후 4시께 10년물은 전장보다 6.5bp 내린 2.830%, 2년물은 6.9bp 떨어진 2.630%에 거래됐습니다.

중국발 매도세로부터 시장을 구원한 건 무엇이었을까요?

첫 번째, 기업의 강력한 실적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CNBC의 밥 바사니 주식평론가는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 등의 주가가 반등하면서 지수 방향이 상승세로 바뀌었다"라고 말했습니다. MS는 2.44%, 알파벳은 3.04% 올랐습니다. MS와 알파벳은 내일 26일 장 마감 뒤 실적을 공개합니다. 또 메타는 27일, 애플과 아마존이 28일 어닝을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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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분기 어닝시즌은 괜찮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S&P500 기업의 20%에 달하는 98개 기업이 실적을 공개했고요. 이들의 79%가 이익에서 월가 추정치를 상회했습니다. 이는 과거 5년 및 10년 평균인 각각 77%와 72%보다 높은 것입니다. 기업들은 예상보다 평균 8.1% 높은 1분기 이익을 보고했습니다. 이는 10년 평균 6.5%보다 좋습니다. 다만 팬데믹 이후 부풀려진 지난 5년 평균 8.9%, 1년 평균 14.1%보다는 낮은 수치입니다. 매출의 경우 기업들의 69%가 추정치를 상회했습니다. 이는 10년 평균인 61%보다 높고 5년 평균과 같습니다. 기업들은 추정치보다 평균 1.3% 더 많은 매출을 보고했습니다. 이는 10년 평균 1.1%보다 낫고 5년 1.7%보다는 못합니다. 올해 1분기 월가가 추정하는 S&P500 기업의 EPS, 주당순이익은 52.57달러인데요. 현재 추세대로 어닝시즌이 진행된다면 1분기 EPS는 56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최고였던 작년 4분기 55.37달러보다 더 많아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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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침 코카콜라는 1분기 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고(M&A 영향 등을 뺀 유기적 매출은 18% 증가), 순이익은 23%나 늘었습니다. EPS가 64센트에 달해 전년 동기(52센트)나 예상(58센트)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제품 포장을 줄이는 식으로 가격을 7%나 인상한 덕분입니다. 이를 소비자들이 잘 수용한 것이죠. 제임스 퀸시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나중에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에 더 민감한 경기 침체 시기에 인상하는 것보다 지금 가격을 올리는 걸 선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코카콜라는 3월 초 발표한 러시아 시장 철수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해 7~8% 매출 성장과 5~6% EPS 성장을 전망했습니다.

1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이라는 건 다들 인정합니다. 하지만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해선 불안감이 있습니다. 크레디스위스의 조너선 골럽 전략가는 "1분기 어닝시즌 초반에 EPS 성장률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4.3% 늘어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상당수 투자자가 현재의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를 볼 때 이익이 축소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금 수준이라면 1분기 EPS는 전년 동기보다 11.9%나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가격 인상에 따른) 마진 확대가 이런 증가세의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결과가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 속에 시장에서는 별로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UBS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셀리 CIO는 "1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소수의(넷플릭스) 이목을 끄는 실적에 대한 실망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상당히 좋다. 그리고 경영진의 향후 가이던스도 고무적이다. S&P 500 기업의 이익 성장이 올해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도 "최근 주가 하락은 좋은 실적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Fed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월가는 현재 2분기 EPS는 56.60달러, 3분기는 59.81달러, 4분기는 61.12달러로 계속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Fed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할 경우, 기업 실적도 감소할 수밖에 없고 현재 추정은 큰 의미가 없다. 지난주 증시의 급격한 하락은 투자자들이 월가의 오는 4분기 추정치 주당 61달러를 믿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은 기록적으로 높고 공급망 혼란, 전쟁 등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기술적입니다. S&P500 지수는 정확히 4200에서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월가에서는 Fed의 기준금리 인상 폭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가실 때까지는 특별한 촉매가 없다는 점을 들어 S&P500 지수가 4200~4600 수준의 박스권에서 맴돌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정확히 그 하단에서 반등한 것입니다. 변동성 지수(VIX)도 이날 31.60까지 치솟은 뒤에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VIX는 지난해 31~36선까지 오른 뒤 떨어졌다. 그때가 주가가 반등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 7일 S&P500 지수가 올해 저점을 기록했을 때, VIX는 36까지 치솟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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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의 440억 달러 인수 제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5.5% 급등한 것도 전체 시장 분위기 전환에 도움이 됐습니다. 블록 등 관련주도 크게 올랐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이날 반등은 펀더멘털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술적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물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이 예상을 넘는 실적을 공개한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이 하락세를 벌어나 오른 것은 흥미롭다. 이들은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 20배 수준이어서 가치에 민감한 투자자가 눈여겨 볼 수 있는 때다. 이들은 완벽한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고, 장기 성장 전망도 좋다. 지난주 넷플릭스가 무너진 뒤 트레이더들은 관련 기술주를 매도하느라 바빴다. 이번 주 MS, 애플 등의 실적 발표는 이들 주식이 충분히 낮아졌는지, 그리고 투자자 심리는 어떤지 확인하는 좋은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정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0년물 금리가 2.75~3% 수준은 최소한 상승세가 일시적으로라도 중단될 필요가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지금 보면 그의 분석은 맞는 셈입니다. 하지만 캐론도 여전히 금리가 그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캐론은 이날 팟캐스트에서 "Fed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고 기준금리를 중립 금리 이상인 3%까지 올릴 수도 있다. 3%는 뭔가가 부러질 수 있는 수준으로 경착륙과 경기 침체 위험이 증가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월가 대부분의 경기 침체 모델은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를 보지 않는다. 나도 동의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 이후 일어날 일"이라며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경착륙 또는 그 이상의 위험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캐론은 "Fed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10년물 수익률을 3%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그렇게 할 수 있고 가능하다"라면서 "그러나 그것은 경제가 앞으로 둔화할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발 매도는 오전까지…오후 반등한 미 증시, 이유는?

월가 일부에서는 현금을 쥐고 있겠다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월가, 글로벌 공포가 가중되면서 현금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WSJ 인터뷰에서 많은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보유량을 50% 이상 늘려 과거보다 "훨씬, 훨씬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현재 가장 매력적인 일 중 하나는 인내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WSJ은 "중앙은행이 전 세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상황에서 리더 CIO는 향후 2~6개월 동안 주가가 변동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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