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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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의 핵심 계열사가 빚보증을 잘못 서 2조6000억원을 날린 가운데 헝다 측이 뒤늦게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이제야 알았다"는 게 헝다 측 해명이다.

아울러 헝다는 기한인 이달까지 작년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발표된 재무제표상 부채가 370조원대에 달했던 헝다의 실제 부실 규모가 더 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헝다는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에서 "자회사인 헝다물업이 작년도 사업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된 134억위안(약 2조6000억원)의 예금이 채권 금융기관에 강제로 넘어간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 중대 사건이 회사 전반에 끼칠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독립 조사위원회를 꾸렸다"고 밝혔다.

헝다물업은 부동산 관리 전문 업체로 그간 헝다가 가진 '알짜 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었다. 앞서 헝다는 헝다물업 지분을 전량 매각해 3조원대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지만 거래 성사 직전 단계에서 무산됐다.

또 헝다는 별도 공시에서 "작년 부채 문제 등 경영상의 중대 변화가 있어 회계 감사 업무 분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홍콩 증권거래소가 규정한 이달 말일까지 작년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헝다는 전날 개장 직전 별다른 부연을 하지 않은 채 당일부터 무기한 자사 주식 거래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한편 헝다는 작년 12월 공식 디폴트에 빠졌다. 현재 중국 당국은 헝다에 들여보낸 광둥성 정부 관계자들과 국유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한 리스크해소위원회를 통해 사실상 이 회사를 직접 통제하고 있는 상태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