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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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우려가 부각되며 개장 직후 하한가로 추락한 'KINDEX 러시아MSCI(합성)' 상장지수펀드(ETF)가 결국 그대로 마감했다. 다만 개인 수급이 눈에 띈다. 이날 하루 기관조차 내던진 1억원어치 매물을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낸 것으로 나타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INDEX 러시아MSCI'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4310원(29.97%) 하락한 1만70원에 거래를 끝냈다. 연중 최저가도 새로 썼다.

이 종목은 국내 유일한 러시아 주식 ETF다. 직접 러시아 주식을 사고파는 게 아니고 기초지수 성과를 교환하는 장외파생상품(SWAP)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재 러시아 증시는 휴장 상태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잇따라 받으면서 증시가 폭락, 지난달 28일부터 휴장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일 모컨스탠리인터내셔널(MSCI)는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 가격을 적용한다고 전했다. 이 가격은 오는 9일 장 마감 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사실상 MSCI 지수 내에서 러시아 주식을 모두 빼겠다는 의미다. MSCI 러시아지수(MSCI Russia 25% Capped Price Return Index)를 기초지수로 연동하고 있는 'KINDEX 러시아MSCI'로서도 한순간에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상장폐지가 예견되는 상황 속에서도 개인들은 해당 종목을 1억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KINDEX 러시아MSCI'를 1억608만원어치(1만534좌) 순매수했다. 기관이 1억1045만원어치 순매도한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하한가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은 일부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상품의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MSCI의 방침이 정해진 간밤 이후 공시를 통해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는 중이다.

한투운용은 "글로벌 시장 내 러시아 자산관련 금융투자상품의 위험이 현재 기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사 러시아 ETF 상품은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우려가 존재한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해 추격매수 등을 당부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