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 제제, 나토 확전 가능성…위험을 피하라"-에버코어ISI
월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토 회원국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확률이 50%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또 서방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도 제재를 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월가의 주식 정보업체인 에버코어ISI는 1일(미 동부 시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여전히 더 어두운 날들, 긴장 고조 사이클과 석유 및 가스 공급에 대한 위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러시아의 더 잔인한 공격을 부르고, 이는 더 많은 서방의 경제 제재와 군사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우리는 이런 긴장 고조 사이클이 금세 중단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에버코어ISI는 결과적으로 우리는 위험 회피를 계속 선호한다"라고 밝혔다.

에버코어ISI는 "러시아군이 도시 지역에서 대량 중화기의 무차별적 사용으로 방향을 틀면서 위기는 더 어두운 국면에 들어섰다. 군사 분석가들은 러시아 군대가 초기 공격이 실패한 후 푸틴은 비용과 관계없이 목표를 달성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 이는 석유 및 천연가스 교역을 포함한 더 심각한 지정학적 및 경제적 위험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에버코어ISI는 "우리는 푸틴이 승리하지 못할 여유가 없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살상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라고 내다봤다. 또 양국의 평화 협상과 관련, "우리는 푸틴에게 절반의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고 우크라이나의 젤린스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유럽 정치 지도자들에게도 그럴듯할 수 있는 그런 잠재적 합의점을 발견할 수 없다"라며 "푸틴의 과거 러시아의 영광을 재건하려는 열망, 그리고 서방측의 명확한 전략 부재는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 협상이 성과를 낼 가능성은 아직 낮다"라고 예상했다.

에버코어ISI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경 너머 폴란드 등 나토 국가로 분쟁 위험이 증가하는 걸 계속해서 보고 있다. 폴란드 등은 우크라이나로 가는 무기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고, 전투기 기지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 군함의 흑해 진입을 막으려는 나토 회원국 터키와 발트해 연안 국가 등으로도 번질 수 있다. 이런 전쟁 파급 위험은 지금도 현실적이지만 러시아가 어느 순간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한 뒤에도 멈추지 않고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버코어ISI는 "이로 인해 현재의 매우 공격적인 경제 제재가 궁극적으로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서방이 러시아와 석유 및 천연가스 교역을 계속 유지하는 게 정치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궁극적으로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버코어ISI는 "우리는 미국과 유럽이 석유와 가스를 제재하는 데 매우 신중하며, 더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에너지 구매를 통해 푸틴의 전쟁 기계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국내 정치적 압력이 모멘텀을 갖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제재에서 에너지만 빼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이제 50% 확률에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는 유럽을 상대로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