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주가가 11% 이상 급락하며 80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이 올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루시드 리비안 등 다른 전기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에서 27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1.55% 떨어진 829.1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만에 테슬라 시가총액은 1090억달러(약 131조원) 증발했다. S&P500 기업 중 주가 하락폭이 두 번째로 컸다. 이날 주가는 사상 최고가(지난해 11월 4일 종가 1229.91달러)보다 32.58% 낮으며 작년 10월 14일 후 3개월여 만의 최저가다.

전날 테슬라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 문제를 거론한 게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차량용 반도체 칩 공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올해에는 신차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기 픽업트럭 출시 역시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올 들어 기술기업 투자 심리가 약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대당 2만달러대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신차 출시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실망했으며 기업 성장이 둔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다른 전기차 기업 주가에도 충격을 줬다. 나스닥에서 루시드 주가는 전날보다 14.1% 떨어진 28.7달러, 리비안 주가는 10.5% 하락한 53.94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