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달러 이미 긴축 반영, 횡보 예상"
모건스탠리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미 중앙은행(Fed)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의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런 움직임은 이미 달러 가치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정점을 찍고 횡보할 것으로 관측했다.

모건스탠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달러가 작년 6월부터 강세를 보여왔는데 이제 정점에 가까울 수 있다며, 여기에서부터는 횡보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ICE 달러인덱스는 작년 6월 90에서 작년 12월 96 수준까지 크게 올랐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95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작년 말 1.51%에서 현재 1.83% 수준까지 급등했지만 반등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통상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여왔다.
모건스탠리 "달러 이미 긴축 반영, 횡보 예상"
모건스탠리는 Fed의 금리 인상에 임박했으며, Fed이 금리 인상 주기를 시작하는 것은 달러 강세가 거의 끝났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은 통화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달러는 이런 금리 인상 예상에 힘입어 이미 상승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시장은 1년 전만 해도 올해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기준금리 네 번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빠르면 3월에 상승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Fed가 금리를 인상한 지난 5번의 금리 인상 주기를 되돌아보면 매번 같은 패턴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인상되기 몇 달전에 달러는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인상이 시작되고 나면 몇 달 동안은 하락한다는 얘기다. 모건스탠리는 "이는 '소문을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런 관점에서 Fed가 빠르면 3월에 금리를 인상한다고 본다면 이번 사이클의 미국 달러 고점은 그리 멀지 않다"라고 예상했다.

달러 가치는 다른 나라와 통화와의 상대적 가치이기 때문에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이 달러 가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다른 중앙은행들도 긴축과 금리 인상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달러 가치에 대한 Fed의 금리 인상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 포지션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줄이기 시작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결론을 냈다.

다만 달러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엇갈려 있다. ING의 경우 "우리는 달러가 정점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는 진영에 있지 않다"라며 "2022년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긴축이 시작되면서 달러가 더 널리 선호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ING는 "지난 20년간 디플레이션이 있던 기간 동안 각국이 벌였던 통화 전쟁과 달리, 2022년의 환경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충격을 처리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통화를 바라봐야 한다"라면서 "적극적이고 매파적인 Fed는 더 강한 달러, 더 평평한 수익률 곡선, 더 비싼 외환헤지 비용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