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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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아파트 임차료 및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상승률이 둔화했던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부동산 기술 플랫폼 회사인 리얼페이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아파트 점유율은 97.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0년간의 점유율 평균치(95%)와 비교하면 2.5%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난달 신규 입주자들의 임차료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13.9%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상승률이 크게 낮은 갱신 임차료 역시 같은 기간 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리얼페이지의 그렉 윌렛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재개되면서 저임금 일자리보다 고임금 일자리의 회복 속도가 더 빨랐다”며 “럭셔리 주택 상품에 대한 수요가 정말 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11월은 주택 소유주들이 공실을 낮추기 위해 임차료를 깎아주거나 별도 인센티브를 주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주택 매매뿐만 아니라 임차 시장에서도 수요가 공급을 크게 상회하자 계절과 상관없이 임차료가 상승 곡선을 그리는 이상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존번스 부동산컨설팅의 존 번스 최고경영자(CEO)는 “임차료가 지금처럼 뛰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임대차 시장의 움직임이 매매 시장보다 훨씬 활발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지난달의 임차료는 전 달과 대비해서도 0.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까지만 해도 임차료가 하향 조정되는 계절이란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는 게 경제 매체인 CNBC의 설명이다.
미국의 지난달 아파트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페이지 및 CNBC 제공

미국의 지난달 아파트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페이지 및 CNBC 제공

임차료가 급등하는 건 주택 매매 가격이 뛴 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집값이 작년 대비 20%가량 오르면서 임차료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룸메이트를 구하려는 수요가 줄어든 건 또 바른 배경이다. 이 역시 주택 공급량을 빠르게 축소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번스 CEO는 “재택근무 확산과 부양책 등 덕분으로 사람들이 룸메이트 수를 줄이거나 아예 혼자 살고 싶어한다”며 “아파트 수요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집값의 고공행진은 주택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고령의 소유주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다만 집을 판 은퇴자들이 럭셔리 임대 주택으로 몰리면서 전체 임차료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미 남부의 웨스트팜비치와 탬파, 피닉스 등의 연간 임차료 상승률이 26~28%에 달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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