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증시로 유입된 유동성이 지난 19년동안 순유입된 자금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증시에 불어닥쳤던 ‘TINA(There is no alternative, 주식 외 대안 없다)’ 열풍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글로벌 증시로 유입된 자금은 총 8930억달러로 집계됐다. 작년까지 19년동안 유입된 증시 순유입액 7850억달러를 여유있게 넘어섰다.

이렇게 넘치는 유동성이 올해 S&P500지수를 25% 끌어올린 원동력이 됐다고 은행은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증시 유입 자금은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이다. 주식정보 제공업체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1주일간 유입된 증시 자금은 총 4억4300만달러로, 지난 9월 말 이후 가장 적었다. 특히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42억7000만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증시 유입액, 과거 19년 합계보다 많았다”…더 커진 고점 논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의 연임을 결정한 뒤 조기 긴축 우려가 커진 게 주요 배경으로 지적됐다.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테이퍼링(채권 매입 감축) 속도를 높이고, 기준금리를 당초 예상보다 빨리 올리면 시중 유동성이 감소하고 주식 등 위험 자산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반면 물가연동국채(TIPS) 등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펀드엔 지난 일주일간 13억9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올해 역대급 규모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식 고점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