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산업에 돈과 사람이 몰려들면서 토스의 뒤를 잇는 ‘차세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핀테크업계에서는 2018년 토스 이후 무명의 청년 벤처가 유니콘기업에 진입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뮤직카우(조각 투자) 캐시노트(매출관리) 와디즈(크라우드펀딩) 뱅크샐러드(마이데이터) 보맵(인슈어런스) 핀다(대출중개) 등은 수십억~수백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네·카·토’(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가 핀테크 1차 혁명의 산물이었다면 이제 2차 혁명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뮤직카우의 시장가치가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뮤직카우는 음악저작권 지분을 여러 개로 쪼개 누구나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조각 투자’ 플랫폼이다. 지난 7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 유니콘기업으로 선정되며 기업가치를 1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는데, 최근 저작권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가치가 크게 뛰었다.
소상공인 매출관리 솔루션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의 유니콘기업 등극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18일 기존 주주인 GS와 국민은행에서 400억원가량의 추가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가 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자영업자의 토스’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다. 가맹점 85만여 곳에서 얻는 연 150조원 규모의 거래 데이터를 다룬 인력 등을 자영업자 전용 신용평가시스템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1위 업체인 와디즈와 인도에서 소액대출사업을 하는 K핀테크 업체 밸런스히어로도 대표적인 유니콘기업 예비군으로 꼽힌다. 와디즈는 국내 증시에, 밸런스히어로는 미국 나스닥 직상장을 노리고 있다. 류영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넥스트 카카오페이·토스’의 탄생을 바란다면 혁신적 아이디어를 시험해볼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네거티브적인 규제’로의 전환과 ‘스몰 라이선스’ 제도 도입으로 핀테크 간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도 못한 틈새시장 찾아 성공…"기업가치 1兆 넘봐"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최근 벤처캐피털(VC)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정보기술(IT)·금융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업인 해빗팩토리는 지난 8월 이후 헬스케어 전문 VC 등으로부터 100억원을 유치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사인 8퍼센트와 렌딧도 각각 453억원, 504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뱅크샐러드는 KT·기아 등의 투자를 이끌어낸 데 이어 내년 시작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에 승부를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핀테크 업종을 바라보는 국내 투자자의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핀테크는 결제·송금 등 기존 금융 서비스의 불편을 해소하고 신속·편의성을 추구하는 서비스로 출발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지분을 쪼개서 투자하는 ‘조각투자’ 플랫폼, 대체불가능토큰(NFT), 크라우드펀딩, 대안신용평가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양적·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누구나 ‘강남 건물주’가 될 수 있도록 부동산 수익증권 투자를 중개하는 카사, 한우 투자 플랫폼 뱅카우 등도 대표적인 조각투자 업체다. 카사는 최근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내놓는 매물마다 판매 목표 물량을 모두 채우고 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코인플러그는 NFT 등 분야에 진출했으며 내년 하반기께 상장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도 사업자 신고를 마치고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공격적인 투자와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뮤직카우가 가파른 기업 성장세에 맞춰 인재 영입에 나선다.채용분야는 △전략마케팅 △개발 △기획 △데이터 분석 △자산관리 5개 부문이며, 선발 과정은 서류 전형, 1차 인터뷰, 최종 인터뷰 순으로 진행된다.전략마케팅 분야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 담당자를 채용한다. 1년 이상의 동종업계 경력이 있으면 지원 가능하며, 광고 성과 및 마케팅 지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캠페인 최적화, 데이터 기반의 타겟팅 프로모션 기획을 담당하게 된다. 개발팀은 뮤직카우 웹 및 앱의 서비스 고도화, 유지보수 업무를 진행하며, 경력 3년 이상, 또는 이에 준하는 경험을 등의 자격을 갖추면 지원할 수 있다.기획팀은 뮤직카우 서비스 앱 고도화와 미국시장을 겨냥한 UI/UX 서비스 기획을 비롯해 금융 시장 조사 분석 및 사업 전략 기획 등의 업무를 하는 전략 기획자와 서비스 품질 보증 계획 수립 및 모니터링, 검증 프로세스 등을 개선하는 QA, 총 3개의 파트에서 채용한다. 데이터 분석 팀에서는 뮤직카우 내 데이터 추출 및 정리,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이터 관리 담당자를 뽑는다. 기획팀과 데이터 분석팀 모두 6년 이하의 경력직 또는 신입을 대상으로 채용 중이다. 기획팀의 경우 금융업계 종사자 혹은 영어 능력자를 우대한다.자산관리 팀은 음악 저작권 데이터 관리 및 가치 평가, 분석 등의 업무를 함께 할 인재를 찾고 있다. 이번 뮤직카우 채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 및 지원 절차는 각종 채용 사이트를 통해 확인 가능하며 상시 채용의 경우 공식 홈페이지 최하단 인재채용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뮤직카우 관계자는 "주요 자산 시장 내 음악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거래 플랫폼인 뮤직카우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뮤직카우와 함께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능력있는 인재 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khm@hankyung.com
[편집자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와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숨은 강소기업을 소개하고, 창업자·최고경영책임자(CEO)와의 인터뷰 대담을 게재합니다.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전문가이자 인터뷰 고수로도 유명합니다. 전 세계 굵직굵직한 '큰 손'과 투자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팟캐스트 채널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와 '아시안 인베스터스'에 게재해오고 있습니다.폴란드의 핀테크 스타트업 '레보 테크놀러지스(Revo Technologies)'는 모카(Mokka)라는 브랜드를 통해 BNPL(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사업을 하고 있다. BNPL은 결제 업체가 소비자를 대신해 먼저 가맹점에 대금 전액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결체 업체에 여러 차례에 걸쳐 대금을 나눠 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신용카드와는 달리 제한없이 누구나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고 수수료도 없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최대 간편결제 회사인 페이팔의 '페이 인 4'가 잘 알려진 BNPL 서비스다.레보의 모카는 폴란드 뿐만 아니라 러시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지역에서 900만명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가맹점도 7000곳이 넘는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초기 핀테크 스타트업과는 달리 2018년부터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러시아의 벤처캐피털(VC) 바링보스토크캐피털파트너스, 스웨덴의 핀테크 전문 투자사 VEF 등으로부터 수 차례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레보는 아이린 슈바크만(Irene Shbakman)과 페르난도 실바(Fernando Silva)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아이린은 핀테크, 금융업계에 25년간 몸담았다. 나스닥 상장사인 인터넷 기업 베온(Veon)의 이사를 맡고 있다. 또 하버드 경영대학원 유럽 자문위원회 이사이기도 하다. 레보를 세우기 전에는 맥킨지의 선임 파트너를 맡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한국 독자들에게 러시아 지역 스타트업은 생소한 것 같다. 이 지역 회사들을 소개해준다면."러시아엔 기술 분야에 강점이 있는 회사가 많다. 나스닥 상장사이자 시가총액 30조원이 넘는 인터넷 기업 얀덱스나 포털 사이트 메일닷알유(Mail.ru)같은 회사들이 러시아에선 구글 페이스북, 우버와 같은 지위를 가진다. 하지만 이 회사들은 주로 '글로벌'보다는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마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러시아 기술 회사는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인 '카스퍼스키(Kaspersky)'일 것이다."러시아가 향후 다른 나라와 협력하며 '혁신'의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보나."러시아는 이미 우주 항공과 핵 에너지와 같은 특정 분야에 한해선 세계적인 혁신의 중심에 있다. 다른 분야에서도 글로벌 혁신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가 활동을 지원해줄 강력한 교육, 법률 시스템의 확충, 자본의 투입 등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러시아는 특히 성공적인 기업가를 지원하기 위한 양질의 자본이 한정적인 상태다. 2014년 이후 대부분의 서양 투자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당신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지금 우리는 성장과 더불어 확장 가능한 강력한 조직을 구축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력한 인재 풀을 구축하고 수백 명을 채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전통적인 회사 출신 오너들은 대개 1년에 3~5명을 채용한다. 우리는 매년 인원이 두 배씩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높은 수준의 회사 문화와 가치 창출을 동시에 이뤄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상황이다."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레보는 현재 2억명 이상의 소비자를 보유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불가리아, 헝가리, 우크라이나와 같은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세 나라의 인구를 합치면 5000만명이 넘는다."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사업 초기에 우리는 대부분의 다른 회사와 비슷한 시련을 경험했다. 정상급 인재를 유치하고 자본을 조달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몇 가지 큰 과제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일관된 문화와 가치를 보장하면서 팀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본 조달이다. 우리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에서는 투자 자본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다. 이제 주요 과제는 성장을 관리하는 것이다. 즉, 기회를 활용하는 한편 겸손함을 유지하고 투자와 수익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추는 일이다."아시아 지역과도 협업할 계획이 있나."우리는 잠재적으로 주요 아시아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는 데 관심이 있다. 아시아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맺거나 나중에 이 지역에 BNPL을 구축하고 싶다."회사의 비전은 무엇인가."생체인식, 인공지능(AI), 소셜 커머스 등에서 나타나는 기회를 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최고의 '옴니 채널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 & 팟캐스트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CEO Roundtable-Bridging Asia)', '아시안 인베스터스(Asian Investors)' 운영자.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JC플라워의 크리스토퍼 플라워 회장이 핀테크(금융기술) 시장에 거품이 일고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플라워 회장은 최근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핀테크 시장에 거품이 있다는 지표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핀테크 분야를 “보풀이 많이 붙어 있는 온갖 집합소”에 빗댔다. 많은 핀테크 기업이 전통적인 가치평가 척도에 따르면 일반 기업의 10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했다. 제대로 된 높은 가치로 평가되지 않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핀테크 기업은 지난 1년 새 시장에서 가치가 급등했다. 코로나19 여파와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 기조 속에서 유동성이 넘쳐나자 투자자들이 고성장이 예상되는 핀테크 기업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CNBC는 “핀테크 분야 역시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덕을 톡톡히 봤다”고 분석했다.일부 기업은 전통 은행보다 높은 가치로 거래되고 있다. 페이팔은 시가총액이 2420억달러(약 286조7000억원)로 웰스파고, 씨티그룹보다 크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2009년 세운 핀테크 벤처기업 스퀘어는 시총 1070억달러로 US뱅코프를 압도한다. JC플라워 대변인은 플라워 회장의 발언에 대해 “투자자는 대출 위주 기업보다는 결제업종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플라워 회장의 경고를 입증하듯 인도 핀테크 기업인 페이티엠이 지난 18일 뭄바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27% 폭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페이티엠은 인도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규모로 뭄바이증시에 입성했지만 투자자의 외면을 받아야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페이티엠의 시총은 50억달러 줄었다.11년 전 설립된 페이티엠은 모바일 결제는 물론 온라인으로 금 거래까지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막상 주식시장에서는 구글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폭락한 것으로 분석됐다.FT는 “페이티엠의 초라한 성적표는 인도에서 영업손실을 내면서도 비싼 몸값을 인정받고 있는 인터넷 스타트업들의 상장과 관련해 투자자에게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 음식배달기업 조마토 등은 올해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