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요즘 뜨고 있다는 투자나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고 소비도 줄여보지만 계좌 속 자산을 늘리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자들은 특별한 재테크 비법이 있는걸까요? 부자들의 자산 관리를 책임지는 투자 전문가들을 만나 그들만 아는 재테크 전략을 들어봅니다. '차은지의 리치리치(Reach Rich)'와 함께 부자들의 재테크 방법에 다가가 봅시다. [편집자주]
10월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 국채 금리 상승 부담, 미국의 정부 셧다운 리스크,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환희 KB증권 청담PB센터장.(사진=KB증권)
이환희 KB증권 청담PB센터장.(사진=KB증권)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부자들은 어떻게 투자하고 있을까? 흔히 말하는 서울의 부자 동네 중 한 곳인 청담동에서 이환희 센터장을 만났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에서 10년간 자산관리 시니어PB로 근무한 이후 KB증권 압구정PB센터를 거쳐 현재는 청담PB센터에서 고액자산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부자 동네인 청담동에서 PB센터장으로 근무 중인 그에게 고객들의 특징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직전 근무지였던 압구정PB센터에 있을 때보다 고객층이 젊고 전문 직업을 가진 분들의 비중이 높다"며 "압구정이 전통 부자 부모님 세대라고 한다면 청담은 그 자녀 세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담 부자들의 투자 트렌드는 무엇일까? 이 센터장은 "현재 상황에서 고액 자산가들은 꾸준히 현금과 같은 유동성 자산을 늘려온 상태"라며 "요즘과 같이 변동성이 클 때는 포트폴리오를 심플하게 구성하고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모주 펀드, 환매 쉽고 매일 수익률 조회 가능해 '인기'

이 센터장은 최근 고객들이 선호하는 투자 상품으로 공모주 펀드를 언급했다. 공모주 펀드는 복잡하지 않은 보편적인 상품으로 언제든지 환매가 가능하고 매일 수익률 조회가 가능해 인기라는 설명이다.

그는 "펀드(운용사)에 따라 수익률 차이는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과표가 적고 예측가능한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비교적 편안한 상품으로 생각한다"며 "공모주 시장이 좋을 때는 연간 10~15% 이상 수익률이 나오는 펀드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시장을 방향성을 전문가가 읽고 알아서 일정한 수익 추구하는 개방형 헤지펀드(시장형롱숏포함)와 3년 정도 장기투자하는 대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메자닌사모, 코스닥벤처사모, 뉴딜, 메타버스 상품도 꾸준히 투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년 만기가 도래된 상장 전 투자유치(Pro IPO)가 일부 투자된 코스닥벤처전문사모펀드가 수익률 100%를 넘는 좋은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투자 원칙으로 투자 성향과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그는 "고객 성향에 맞는 자산 목표에 근거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입듯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와 기대하는 수익률을 포트폴리오에 합리적으로 잘 구성하는 것이 투자의 가장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아무래도 자산규모가 커지면 전체 수익률 대비 리스크관리를 더 신경 쓰는 편이지만 비교적 자산규모보다 투자성향과 자금의 성격이 투자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KB증권)
(사진=KB증권)

긴 호흡으로 수익 쌓아가는 투자 해야…친환경·메타버스 등 추천

이 센터장은 그동안 9·11테러, 일본대지진,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시장 급락이나 금융시장의 위험을 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매우 어렵고 더 나아가 시장 패닉 상태까지 온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나름의 투자 방향을 과감히 전환해 적극적인 저평가자산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남들을 따라하는 투자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는 편이 성공확률이 높다"며 "단기 수익률을 올리기 보다는 긴 호흡으로 수익을 계속 쌓아가는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우려 속 투자 방법에 대해 그는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새로운 투자를 생각하기 보다는 내년을 생각하는 투자에 집중하거나 투자를 일부 정리하고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며 "잠시 쉬는 것도 투자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변수가 있을 것 같은 시장에 계속 투자하기 보다는 먼저 방향성을 확인한 후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하시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장 주도주에 대해 이 센터장은 "글로벌 정책 및 큰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성장할 대표기업, 큰 자금의 투자 흐름도를 잘 파악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정 종목을 언급 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친환경, 신재생, 미국인프라투자, 메타버스, 우주항공산업, 탄소배출권 등에 관심을 두고 집중하시면 좋을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