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증권사 CLSA가 한국 은행주에 대해 상승 사이클 초기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금리의 점진적 상승과 경제 재개에 따른 수출 증가가 은행주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CLSA는 최근 내놓은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 은행업종은 새로운 상승 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CLSA는 은행업종 전반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각 은행의 목표주가를 끌어올렸다.

톱픽은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로 각각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7만8000원으로, 5만50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한지주(4만5000원→5만4500원), 우리금융지주(1만1500원→1만4000원), DGB금융지주(1만1500원→1만3000원), BNK금융지주(9000원→1만500원), 기업은행(1만500원→1만2000원)의 목표주가도 끌어올렸다.

CLSA는 보고서에서 “한국 은행의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데이터는 금리와 수출”이라며 “시장금리가 반등하고 경제가 회복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배당 증가도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은행에 코로나19 상황을 염두에 두고 배당성향을 20% 수준으로 낮추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가 회복되면서 이 같은 조치가 풀릴 것이란 전망이다.

CLSA는 “올 하반기 금융당국에 의한 배당제한 조치가 풀리면 은행들이 주주환원 전략을 의미 있게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배당 증가는 은행주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핀테크가 부상하고 있는 것은 변수다. CLSA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가 올 하반기에 이뤄지면 은행주의 단기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경제 상황이 변하고 있고 은행 경영진이 주주환원에 전향적으로 임할 계획이어서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