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형 상품 수요 증가

증시 추가 상승 여력에 의구심
수익·리스크 감소 원하는 투자자
자산배분형 상품에 수요 몰려
변동성 큰 시장서도 안정적 성과
"단기보단 장기적 성과 따져봐야"
‘주식시장이 여기서 더 오를 수 있을까.’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투자자의 의구심은 짙어져가고 있다. 이에 일정한 수익을 노리면서도 리스크를 줄여주는 자산배분형 상품에 투자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높은 수익을 내기보다 잃지 않는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증시 고소공포증'에 자산배분 펀드로 피신하는 투자자들

증시 고소공포증에 자산배분펀드 유입
1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6일 기준) 해외 자산배분 공모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총 1337억원이다. 자산배분펀드는 국내외 주식뿐 아니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자금을 분배해 안정적인 성과를 노리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EMP 펀드(해외 자산배분펀드 제외)에도 96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EMP 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이미 여러 자산을 담고 있는 ETF를 또 여러 개 묶어 분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한다.

최근 돈이 빠져나가는 펀드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산배분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 정도를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4208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북미 펀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배분펀드는 매달 꾸준히 돈이 들어오고 있다.

자산배분펀드에 쏠리는 자금은 증시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감을 반영한다. 코로나19 이후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에 현금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주식에 투자하자니 주가가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고 보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최근 인플레이션 이슈에 증시가 연일 출렁이는 것도 투자자에겐 부담이다. 이때 자산배분펀드는 수익률은 높지 않아도 안정적인 알파를 노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대표는 “작년처럼 주식시장이 우상향하는 구간을 지나 최근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니 많은 투자자가 일방향 베팅 상품보다 안정적인 자산배분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성과 돋보여
실제 자산배분펀드는 변동성이 큰 최근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뽐내고 있다. 최근 3개월 해외 자산배분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36%다. 이는 해외 주식형 펀드(-2.55%)와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0.03%)과 비교하면 비교적 순항 중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EMP 펀드(해외 자산배분펀드 및 설정 3개월 미만 펀드 제외)의 수익률 역시 평균 0.09%로 플러스권이다.

펀드별로 보면 비교적 고수익을 내고 있는 상품도 적지 않다. ‘DGB똑똑글로벌리얼인컴증권투자신탁(H)(혼합-재간접형)’은 최근 3개월 5.51%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고, ‘미래에셋인사이트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혼합)’은 같은 기간 3.7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EMP 펀드 중에서도 ‘키움쿼터백글로벌EMP로보어드바이저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은 최근 3개월 2.89%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무작정 고수익을 노리고 자산배분펀드에 가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자산배분펀드는 안정적으로 오래 투자하기 위한 상품이어서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바라는 투자자에겐 맞지 않다.

조 대표는 “자산배분펀드는 꾸준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당장 수익률이 얼마나 좋은지보다 장기 성과로 봤을 때 변동성이 얼마나 낮게 제어됐는지를 따져야 한다”며 “자산배분펀드도 증시가 하락하면 같이 내려가겠지만, 펀드 수익률 하락폭이 작아야 나중에 회복하기도 쉽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