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때린 공매도…바이오 '녹다운'
3일 공매도 금지조치가 14개월 만에 풀리자 외국인이 1조원에 가까운 공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공매도는 바이오, 2차전지주 등 성장주에 집중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바이오주가 많이 포진한 코스닥지수가 2%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0.66% 내린 3127.20에 마감했다. 개인투자자가 587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를 떠받쳤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404억원, 139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7539억원어치를 공매도했다. 기관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626억원이었다. 개인은 134억원어치를 공매도했다. 이날 개인의 공매도 기회를 확대한 새로운 개인대주제도가 시행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가 가장 많이 몰린 종목은 셀트리온이었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71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셀트리온 주가는 6.2% 급락했다. LG디스플레이, 신풍제약, LG화학, HMM 등도 공매도의 타깃이 됐다. 신풍제약은 하루 만에 주가가 12.18% 급락했다. LG화학, HMM도 각각 2.68%, 5.74%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공매도의 영향이 우려만큼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바이오와 배터리 업종이 하락했지만 낙폭과대주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충격을 상쇄했다. SK하이닉스는 2.73% 올랐고 현대차와 기아도 2.83%, 4.03% 상승했다.

바이오, 게임, 배터리 등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직접 충격을 받았다. 코스닥지수는 2.2% 내린 961.8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2179억원어치를 공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액인 1824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565억원, 50억원어치를 공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씨젠에 공매도가 가장 많이 몰렸다. 290억원의 공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는 8.01% 급락했다. 공매도 거래대금 2~3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케이엠더블유도 각각 5.97%, 8.01%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4.61%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가 하락한 점도 충격을 확대했다. 중국과 일본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홍콩항셍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가 각각 1.28%, 1.96% 떨어졌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시아 증시 약세와 공매도 재개가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박의명/고재연/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