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만 24% 날아오른 화장품 대표주 코스맥스가 27일 11% 넘게 하락했다. 전날 144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예고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하지만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와 더불어 “시설 투자는 중장기 호재”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11% 급락한 코스맥스…유증 악재 vs 실적 개선
이날 코스맥스는 11.57% 내린 11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목은 중국 화장품 경기 회복으로 실적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 1분기 23.7% 올랐다. 이날 코스맥스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선 건 전날 이 회사가 유상증자를 예고해서다. 코스맥스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144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오는 5월 14일이다.

유상증자는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악재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인데 기존 주가보다 가격이 낮은 새로운 주식이 희석돼 주식가치를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코스맥스의 신주 예정 발행가는 11만1000원으로 전일 종가인 13만4000원보다 17.2% 할인된 수준이다. 최종 발행가는 6월 14일 확정된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률은 주식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11.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유효한 데다 자금 조달 목적을 봤을 때 장기적으로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맥스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1443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데, 이 중 815억원을 경기 평택 2공장 설립 및 스마트팩토리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신 연구원은 “이번 증설로 2023년 이후 이 회사의 국내 색조 화장품 생산능력은 종전 연간 2억 개에서 약 7.2%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유상증자보다 대외 환경도 우호적인 편이다. 코스맥스는 2016년 10월에도 93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바 있다. 당시 주가 희석률은 주식 수 기준 10.4%였다. 그해 12월 청약일까지 코스맥스 주가는 하락하다 점진적으로 회복했다.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 수출이 사실상 끊겼던 2017년 상황과 달리 올해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구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