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이 우수한 기업이 최근 1년간 벤치마크를 웃도는 양호한 주가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에서는 ESG 등급이 높을수록 최근 유가증권시장 조정장에서 주가 방어력이 더 좋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ESG 등급(2019년 기준)을 공시한 기업 151개의 지난달 이후 주가 수익률은 평균 4.2%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 -0.6%를 크게 웃돈다.

국내에는 미공시 종목이 상대적으로 많아 ESG 등급이 부여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15%에 그친다. 이 중 2017년 이후 꾸준히 ESG 등급 상위 20%에 포함되면서도 순위가 점진적으로 오른 기업은 11개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지주, DGB금융지주, LG전자, 삼성전기, 삼성생명보험, KB금융지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아모레퍼시픽그룹, SK하이닉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다.

이들 11개 종목은 지난해 3월 이후부터 나타난 반등장에서 평균 66.2%의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53%보다 좋은 성과다. 또 미국 장기물 국채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지난달 이후 이들 11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3.8%로, 코스피지수 등락률(-0.6%)을 넘어섰다. ESG 등급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이 반등장은 물론 조정장에서도 주가 방어율이 높았다는 의미다.

한국뿐 아니라 ESG 공시 기업이 더 많은 미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작년 3월 이후 다우지수 내 ESG 등급 상위 60%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0.6%로, 지수 상승률(28.4%)을 웃돌았다. 반면 ESG 등급 하위 30% 종목의 주가 수익률은 20.6%로, 벤치마크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ESG 등급 중위 30% 구간의 수익률은 36.7%로, 상위 30%(24.5%)보다 높았다. ESG 등급 최상위 구간에는 JP모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가 많았던 반면 중위 그룹에는 애플, 세일즈포스 등 성장주가 많이 포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