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 하락…3100선 깨져

시총 상위 10개 종목 일제히↓
개미들 매수 나섰지만 역부족
가파르게 오르던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2.03% 내린 3085.90에 마감했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 작년 10월 30일 이후 최대치다. 사진은 장 마감 직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가파르게 오르던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2.03% 내린 3085.90에 마감했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 작년 10월 30일 이후 최대치다. 사진은 장 마감 직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거침없는 상승 랠리를 펼치던 주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15일 2.03%(64.03포인트) 하락한 3085.90에 마감했다. 지난 8일 돌파한 3100선을 5거래일 만에 내줬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신축년 증시에 뛰어든 개미(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잿빛 금요일’이란 자조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대형주 위주로 투자에 나선 개미들은 코스피지수가 3100선 밑으로 주저앉자 동요하기 시작했다. 70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쥐고 있었지만 연일 매물을 쏟아내는 외국인과 기관의 벽은 높았다.
우울한 잿빛 금요일
외국인, 심상찮은 매도 행진…한국 증시서 속도조절?

이날 개인들은 2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단기 과열 논란에도 과감히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봤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7539억원, 1조4147억원어치를 내던졌다. 최근 개인들이 집중 매수한 대형주를 주로 팔았다. 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 가운데 하나인 셀트리온은 이틀 새 15% 가까이 폭락했다. 삼성전자, 셀트리온 외에도 시총 50위 가운데 46개 종목이 하락했다.

외국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2조원 어치가 넘는 코스피200 지수선물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매 흐름은 국내 증시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이 담겨 있다. 통상 선물 매수는 ‘상승 베팅’을, 매도는 ‘하락 베팅’을 의미한다. 최근 외국인의 행보는 지난해 11월 달러 약세에 힘입어 3조6016억원의 선물을 순매수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란 평가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외국인들이 약 4조원의 선물을 매도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 증시에 나타날 수 있는 단기적인 변동성에 대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30조원 더 판다?
외국인들은 선물 외에도 ‘대장주’ 삼성전자도 집중 매도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우선주를 포함해 3조원어치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 크다. 주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달러 가치 상승)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실제 글로벌 펀드 자금 가운데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세가 올초 꺾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석 달 넘게 자금이 유입되던 신흥국 펀드는 1월 첫째주 16주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기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차익 실현, 목표비중 조정 등의 이유로 올 들어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국내 주식을 팔고 있다. 가장 보유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에만 4조원어치를 팔았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을 30조원어치가량 매도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17.3%에서 16.8%로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펀드에서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올해 빠져나간 자금은 총 1조5839억원에 달한다. 지난 13일엔 4831억원이 순유출됐다. 2013년 9월 이후 하루 최대 규모다. 이날 해지(출금)된 주식형펀드 규모(6166억원)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5월 이후 가장 많았다.
“2분기 안정 되찾을 것”
여러 우려에도 주가 조정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이다. 개미들의 증시 대기자금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이 40조원에서 70조원으로 늘어나는 데 불과 1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을 정도다. 과거 21년간(1999~2020년) 10조원에서 40조원으로 증가한 것만 보더라도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여전히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여지가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현대차증권은 15일 ‘긴급점검:주식시장 과연 과열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론적으로 투자자 예탁금이 118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4.40% 수준인 시중통화량(M2) 대비 투자자 예탁금과 펀드 설정액 비율이 과거 고점(2008년 5.5%) 대비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시즌이 본격화하는 2월부터는 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원/고재연/전범진 기자 wonderful@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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