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현대자동차그룹 광고계열사 이노션의 목표주가를 무더기로 올렸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마케팅이 내년에 더 강화될 예정이고, 내부 보유 현금이 풍부해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을 올리거나 신성장동력을 개척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이노션 목표주가를 7만25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렸다. 이날 종가(5만9000원)보다 2만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지난달 이후 이노션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는 키움증권을 포함해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11곳에 이른다. 유안타증권, 대신증권은 8만1000원을 제시해 키움증권과 함께 8만원을 넘겼다.

목표주가를 올린 이유는 내년에 미국, 중국 등지에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마케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노션 실적도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해외에서 제네시스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고, 내년에 전기차 사업을 본격 시작하면서 아이오닉 마케팅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기업이미지(CI) 변경을 추진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빠져나오면서 광고 경기가 개선될 여지가 커졌다”고 말했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노션은 약 6700억원의 현금이 있어 배당성향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새로운 인수합병(M&A) 기회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노션의 올해(1033→1064억원)와 내년(1319→1342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최근 한 달 동안 개선됐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4.3배로 유가증권시장 업종 평균(53.5배)보다 양호하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398억원)이 컸던 탓에 올 4분기에는 기저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7.5% 낮은 368억원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