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주식분할을 하기로 했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이 해외주식 1·2위인 테슬라와 애플이 잇따라 주식분할에 나서면서 향후 추가로 분할이 예상되는 기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식분할을 통해 주당 가격이 떨어지면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꼈던 투자자들도 접근성이 높아져 수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11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장 마감 직후 5 대 1 주식분할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 이상 급등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주권에 액면가가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액면분할이 아닌 주식분할이라는 용어를 쓴다. 테슬라 주식은 오는 21일 분할되며 투자자들은 28일 나뉜 주식을 배분받게 된다. 31일부터는 조정된 가격으로 거래가 재개된다.1400~1500달러 선까지 올랐던 테슬라 주가는 분할 이후 200~300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테슬라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직원과 투자자들의 주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세 배 이상, 최근 1년간 6배 가량 뛰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애플이 주식분할을 발표했다. 애플은 1주를 4주로 쪼개는 방식으로 분할한 주식을 이달 24일 배분해 31일부터 거래 개시한다. 애플 주가는 주식분할 빌표 이후 이날까지 13% 이상 상승했다. 주식분할은 기업 가치에는 영향이 없지만 단기적으로 매수세 유입을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늘어난 만큼 추가로 주식분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주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요 외신에서는 넷플릭스, 세일즈포스, 나이키, 스타벅스 등이 다음 타자가 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모두 2000년대 들어 주식분할을 두 번 이상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2015년 주가가 680달러 선일 때 7분의 1로 분할을 했다. 지난달 주가가 500달러를 웃돌았기 때문에 다시 분할 가능성이 나온다. 2013년 165달러 선에서 분할했던 세일즈포스도 현재 주가가 190달러를 넘겨 후보군이다.

나이키는 2007년과 2012, 2015년 등 주가가 100달러를 넘을 때마다 주식분할을 해 온 기업이다. 11일 종가 기준 105달러를 넘었기 때문에 분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2000년대 들어 4~5년 주기로 각각 2분의 1로 주식분할을 진행했다. 마지막 주식분할은 2015년으로 당시 주가는 90달러 수준이었다. 최근 추가는 80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