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리츠(부동산투자신탁)의 상장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게임·바이오·인터넷·2차전지 등 성장주로 투자자 관심이 쏠려 이제 막 상장한 리츠마저 투자자의 외면을 받을 정도로 리츠 투자심리가 냉각되자 기업공개(IPO) 일정을 조정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부티엔디는 다음달을 목표로 준비해온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상장 시기를 오는 10~11월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현재 상장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 단지 중 하나인 이비스호텔과 인천 연수구에 있는 쇼핑몰 ‘스퀘어원’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공모 규모는 1000억원, 목표 배당수익률은 5~6% 수준이다. 이 리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호텔과 상업용 빌딩이 기초자산이란 점에서 얼마나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지 관심을 받아왔다.

국내 최초 물류센터 상장리츠로 주목받은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도 준비 과정이 순탄치 않아 당초 계획했던 10월에 상장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콩계 물류센터 개발·투자회사인 켄달스퀘어로지스틱스프라퍼티스가 준비 중인 이 리츠는 목표 공모 규모만 8000억원에 달해 IPO 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하지만 핵심자산으로 평가받았던 수도권의 물류센터가 최근 편입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자산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달 말 마스턴투자운용이 프랑스 사무용 빌딩에 재간접 투자하는 리츠(마스턴프리미어리츠) 상장 일정을 연기한 데 이어 대형 리츠의 IPO가 줄줄이 늦춰지는 분위기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