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서 기술주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농축산업용품 판매업체 트랙터서플라이가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변화한 일상에서 이 기업이 취급하는 농기구, 가축 사료, 캠핑용품 등의 수요가 늘어서다.

넷플릭스보다 더 오른 '농기구 회사' 트랙터서플라이
13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트랙터서플라이는 135.5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증시 저점(3월 23일) 대비 73.69% 올랐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61.38%), 마이크로소프트(52.28%), 넷플릭스(45.86%)의 주가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전 거래일(10일)에는 상장 후 최고가(138.42달러)를 찍기도 했다.

트랙터서플라이는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에 꼭 필요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재택근무로 ‘직주근접’ 필요성이 덜해진 근로자들이 도심에서 외곽으로 이동하자 전원생활과 관련된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 전원생활을 하면 잔디를 깎고 눈을 치우는 등 집 주변 환경을 정비하는 물품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취미활동도 달라졌다. 여행이 제한되자 사람들은 앞마당에서 캠핑을 하거나 집 근처 산을 오르는 등 실외활동으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회사는 아마존이 취급하지 않는 물품들도 판매한다. 다용도 트랙터, 제초기, 애완동물 사료, 캠핑용품 등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트랙터서플라이는 유용한 공급원이다. 트랙터서플라이는 49개 주(州)에 1863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자체 온라인 몰도 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살아있는 새끼 거위, 달걀을 부화시키는 전구 등 트랙터서플라이에서 판매하는 농업 제품에 대해 아마존은 관심이 없다”며 “틈새시장을 먼저 공략한 덕분에 고객 충성도가 높아 다른 기업이 쉽게 진입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실적 전망도 밝다. 트랙터서플라이는 이달 2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25% 증가한 29억2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 주당순이익(EPS)은 36.0% 늘어난 2.46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