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젠투파트너스의 사모펀드 환매가 또다시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키움증권은 젠투파트너스로부터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의 환매 연기를 통보받았다. 젠투파트너스 측은 “펀드의 순자산가치(NAV) 산출이 불가능하다”며 “이후 NAV 산출이 다시 가능해지면 정상적으로 환매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환매가 연기된 키움증권의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 가입액은 7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환매 연기를 두고 여의도에서는 ‘예고된 사태’라는 설명이 나왔다. 이미 지난 5월 말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같은 펀드 기반의 파생결합증권(DLS) 사모투자신탁 환매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는 지난 3월 코로나19발 급락장 이후 채권 등 주요 자산의 유동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번 환매 연기로 피해를 본 키움증권 고객은 없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젠투파트너스 펀드 기반 DLS 투자신탁 상품과 달리 키움증권이 판매한 상품은 젠투파트너스 펀드가 DLS의 기초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측은 이미 젠투 펀드를 담았던 DLS의 원리금을 모두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키움에서 발행한 DLS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기반으로 한 옵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기초자산인 국가신용등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원리금 지급을 연기할 수 없는 구조”라며 “키움 측은 DLS를 설계하며 단순 헤지용으로 젠투 펀드를 담았기 때문에 젠투에서 발생한 손실과 무관하게 원리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젠투파트너스의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도 환매가 연기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펀드는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와 달리 우량 한국물을 매수해 보유하는 보수적인 전략을 사용하지만, 젠투파트너스 측이 다른 상품 가입 투자자와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상환 연기를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