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바꾸는 종목이 늘고 있다. 최근 주가 회복으로 상승 여력을 다 소진했다는 것이다.

KB증권은 25일 효성첨단소재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췄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미래 성장 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더 오를 여지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 보강재와 탄소섬유 등을 만드는 산업 소재 업체다. 최근 한 달 동안 46.8%, 석 달 동안 126.6% 올랐다. 수소차 수혜주로 묶인 덕분이다. 탄소섬유는 수소차 연료저장 탱크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백 연구원은 “탄소섬유 등 신소재 부문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2022년에도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에 비해 주가가 너무 빨리 올랐다”고 말했다.

주가 너무 올랐나?…투자의견 하향 종목도 늘어
한 달간 35.3% 오른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은 보유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제 유가 반등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등 호재가 있었지만 실적에 비해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도 2873억원 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LNG선 수주에도 삼성중공업 수주 물량의 33%가량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성장세가 회복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우선주 이상 급등이 보통주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화장품과 의류 업종에 대해 ‘중립’ 의견을 냈다. 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내년까지의 업황 회복 기대가 주가에 다 반영됐다고 이유를 들었다. 정우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 주가 수준에선 기대수익보다 위험이 더 크다”며 “지금은 더 나은 매수 기회를 기다리며 관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화장품업체들은 재고 소진을 위해 중국 본토 매장과 면세점에서 공격적으로 할인과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보다 실적 전망은 나쁜데, 주가수익비율(PER)로 본 주가 수준은 더 높아 주가가 오르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