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약사로 한발짝 더…셀트리온, 급락장서도 '신고가' 행진
셀트리온이 급락장에서도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다. 전날 일본 다케다제약의 18개 제품에 대한 인수 계약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번 거래로 셀트리온은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2일 오후 2시55분 현재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9000원(3.13%) 오른 29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30만3500원까지 올랐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장중 3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 9월28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간 코스피지수는 2.12% 급락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증시 폭락 이후 상승 속도를 높였다.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밝히면서 관련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다음달 말 임상 진입을 목표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1일 공개한 동물실험 결과를 보면 셀트리온의 후보물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100분의 1 수준으로 감소시켰다. 또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영국에서 램시마의 코로나19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에 들어간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앞세워 2018년 36만7000원 이상까지 상승했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관련 시장의 경쟁심화 우려에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제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도약 기대감이 더해져 전고점을 넘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전날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를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3324억원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등 9개국 시장에서 다케다가 판매 중인 18개 제품의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거래 종료일은 올 4분기로 예상 중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1605억원, 세전이익률 20%를 기록했다"며 "셀트리온이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도약을 위해 케미칼(화학합성) 사업 강화를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인수 초기에는 이들 의약품을 다케다에서 생산하나, 이후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생산 원가도 줄 것으로 봤다. 중장기적으로는 개량신약(복합제) 개발 등으로 성장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케다 신약의 특허가 유지되는 동안에 판매 지역은 9개국으로 국한되나, 만료 이후에는 제한이 사라져 관련 개량신약을 세계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셀트리온이 인수하게 되는 제품은 당뇨병 치료제 액토스,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감기약 화이투베,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이 포함돼 있다.

한민수/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