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1일 오후 3시11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의결권 자문사의 입김이 거세다. 상장사 사외이사는 물론 대표이사 선임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주총의 숨은 권력자’ 노릇을 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튜어드십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서는 기관투자가가 124곳으로 급증하면서 이들에게 주주권 행사 방향을 조언하는 의결권 자문사의 영향력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는 상장사의 주총 안건을 분석한 뒤 의안별로 찬성·반대 권고 의견을 제시한다. 외국계인 ISS와 국내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여섯 곳이 활동 중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상장사 수백 곳의 주총 안건을 일일이 분석하기 힘든 만큼 의결권 자문사에 의존한다. 찬반이 엇갈리는 의안은 자문사 권고가 절대적이다.

의결권 자문사의 위상에 비해 전문성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문사마다 고작 열 명 안팎이 주총 시즌에 몰리는 수백 건의 의안을 ‘벼락치기’로 분석한다. 단기 계약직 인턴까지 동원된다. 의안 분석 기준은 ‘깜깜이’다. 보고서 건당 수수료는 불과 10만원 선. 부실 자문이 양산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황정환/김은정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