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국내외 ETF에 골고루 자산 배분…리스크 최소화
금융투자업계가 운용보수를 낮춰 투자자들을 경쟁적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신증권은 운용보수를 파격적으로 낮춘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인간이 아닌 알고리즘이 기존에 결정된 원칙에 따라 투자를 집행해 보수 절감과 안정적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설명이다.

‘대신 로보어드바이저’는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자산배분 전략을 적용해 투자한다.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반 공모펀드들에 비해 판매 및 운용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장기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유용하다는 평가다.

대신 로보어드바이저는 성과보수 유무, 투자대상에 채권 포함 여부 등에 따라 총 4개 형태로 판매된다. 지난 7월 출시된 채권 혼합 상품들을 제외한 두 상품은 올 들어 각각 8.61%, 8.74%의 수익률을 올렸다.

투자 결정은 대신금융그룹 금융공학파트에서 개발한 알고리즘이 내린다. 이 알고리즘은 머신러닝 기법과 블랙·리터만 모형을 통해 투자대상을 찾는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주관한 테스트를 최종 통과했다”며 “수익률 부문에서도 평균을 웃돌았고 위험에 대한 초과수익은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경쟁 상품에 비해 대신 로보 어드바이저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보수가 저렴하다는 점이다. 판매 및 운용보수를 합쳐도 연 0.087~0.137% 수준이다. 일부 상품은 운용보수가 없다. 운용은 알고리즘이 맡고, ETF로만 투자 대상을 한정시켜 운용 시 발생하는 매매 비용을 최소화한 덕분이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비용이 낮아 장기투자에 특히 강한 모습을 보인다. ‘비용의 복리’ 효과를 고려할 때, 투자자들이 내야 하는 비용은 장기투자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비용을 줄이면 투자자들이 받는 수익은 커진다. 연 2%를 수수료로 내야 하는 펀드에 매달 100만원씩 30년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연평균 6% 수익률을 올린다면 나중에 받게 되는 총자산 10억원 중 3억원은 수수료로 떼인다. 총 비용이 30%에 달한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자산배분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개인 퇴직연금 등 초장기 투자에 활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패시브 투자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자산배분에 강점이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용절감 효과도 누리면서 펀드매니저의 교체 부담도 적은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장기 연금투자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