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를 앞두고 주식·채권·외환시장이 모두 숨죽인 채 관망세에 들어갔다. 관세 부과가 유예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예상이 틀리면 투자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주요 매수주체가 매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코스피지수는 7.62포인트(0.36%) 오른 2105.62로 마감했다. 약 2주 만에 2100선을 회복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현지시간)로 예고된 대중국 관세가 유예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상승세를 탔지만 투자자의 경계감에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다.

미국은 이날 전자기기, 장난감, 의류, 신발 등 156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지금은 중국산 수입품 2500억달러어치에 25%, 1120억달러어치에 15%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새로 관세가 추가되면 거의 모든 품목(97%)에 관세가 매겨진다.

1단계 미·중 무역합의 마감 시한이란 의미도 있어 시장 참가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예정대로 관세가 부과되면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20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관세 부과가 연기되면 큰 폭의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이 현물을 팔면서 선물은 최근 나흘간 1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도 반등에 대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채권과 외환시장도 관세부과 여부에 따라 상당한 진폭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가 관세 유예와 기존 관세 인하가 이뤄지면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연 1.75%까지 오르겠지만 반대로 관세가 부과되면 1.50%대로 뚝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3원40전 오른 달러당 1194원70전에 마감했다. 약 두 달 만의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관세가 부과되면 1220원대, 유예되면 1150원대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