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3일 오후 3시35분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들의 본입찰을 앞두고 항공화물요금 담합, 기내식 업체 변경을 둘러싼 소송 등 우발채무가 인수 제안가격을 바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마켓인사이트] 아시아나 우발채무…매각 '막판 변수'로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수 후보들은 매각주관사에 주식매매 계약서에 반영돼야 할 주요 사항을 지난달 25일까지 써냈다. 가격을 뺀 나머지 부분에 대해 양측이 미리 검토를 끝냄으로써 최종 주식매매계약(SPA)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연내 매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오는 7일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인수 후보들은 이 과정에서 앞으로 발생 가능한 대형 우발채무를 ‘특별손해’라는 항목으로 제시하고 매도자 측에 손실을 전액 부담해달라고 요구했다. 후보들이 거론한 우발채무는 대부분 소송이나 과징금과 관련한 내용이다.

대표적인 항목은 유럽에서 부과할 수 있는 화물운송요금 담합 과징금 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KLM 등 22개 항공사와 함께 유류할증료를 담합한 혐의로 네덜란드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과징금을 받을 경우 관련 손실 규모가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내식 공급업체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도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만약 결론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박 전 회장 등의 검찰 수사와 별개로 회사도 과징금을 내야 한다.

과징금 규모는 10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 공급업체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의 소송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전 회장에게 협조하지 않아 거래를 해지당했다고 주장하는 LSG 측은 이미 두 건의 소송(소송가액 총 282억원)을 제기한 상태다. 또 다른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 측도 대금을 제대로 못 받았다며 137억원 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인수 후보들은 이 밖에도 알려지지 않은 잠재 손실을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일단 인수 계약서에 서명하면 예상치 못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일정 금액(통상 매각가격의 3~5% 수준) 안에서만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인수 후보 측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가격을 써내기 전에 특수관계인과 맺은 다양한 거래계약 등 숨은 위험을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은/정영효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