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로 급등했던 닭고기 대장주 하림이 단기 급등을 끝내고 조정에 들어갔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해결돼야 하림이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돼지열병 테마'로 급등 후 조정…"하림, 공급과잉 풀려야 재반등"
하림은 지난 4일 코스닥시장에서 180원(5.09%) 떨어진 3355원에 장을 마쳤다. ASF 테마주로 엮이면서 4400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 19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다시 박스권 주가로 진입했다. 하림 주가는 2017년 말부터 3000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2.0%에서 작년 0.1%로 추락했다. 올 2분기엔 5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고질적인 닭고기 공급 과잉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52만7900t이었던 한국의 닭고기 생산량은 올해 60만3300t으로 14.2% 불어났다. 이 기간에 국민 1인당 소비량은 12.8㎏에서 14.1㎏으로 1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상반기 하림 전체 매출의 74.4%를 차지한 육계 신선육 가격은 2017년 ㎏당 연평균 3096원에서 올 상반기엔 2851원으로 7.9% 떨어졌다. 전북 익산, 정읍에 있는 하림 도계장의 올해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54.3%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생산량은 10만4433t으로 전년 동기(10만3938t) 대비 0.4% 증가했다.

재고도 쌓이고 있다. 상품, 제품 등이 포함된 재고자산 자체는 하림 측의 적극적인 축소 노력으로 작년 말 1246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958억원으로, 23.1% 줄었다. 그러나 사육 확대 등으로 소비용 생물자산 규모는 178억원에서 351억원으로 두 배 늘어났다. 하림은 총 1700억원을 투자해 익산 닭고기 가공공장 증설을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증설이 마무리되면 공급 과잉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ASF의 한국 발병이 닭고기 수요의 실질적 확대로 이어질 경우 하림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림이 산업의 선진화·대형화로 인한 과실을 수확하려면 공급 과잉에 따른 산업 구조 개편이란 난관을 먼저 돌파해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