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공격적으로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국내외에서 채권 발행으로만 2조원 이상을 조달할 예정이다. 투자를 위한 실탄뿐 아니라 경기침체에 대비한 현금까지 한꺼번에 쌓아두려는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실탄' 조달하는 포스코, 1兆 이상 추가 확보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다음달 초 해외에서 5억달러(약 597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5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 BNP파리바, HSB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 준비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대규모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7일 5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나선다. 넉넉한 투자 수요가 몰리면 발행금액을 최대 1조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포스코가 계획대로 국내외에서 채권 발행을 마무리하면 올해만 약 2조7000억원을 확보한다. 지난해 직접 금융시장에서 마련한 전체 자금(1조97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 회사가 고강도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기 직전인 2013년(2조2590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창사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계획된 투자로 평소보다 많은 실탄이 필요해지면서 자금 조달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그룹은 2023년까지 철강사업 고도화와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기술력 향상 등에 총 4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관적인 경기 전망으로 금리가 크게 떨어지자 기업들은 계획보다 많은 금액을 선제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말 원화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내년 10월 만기 도래 예정인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방침이다. 차입금 만기가 무려 1년이나 남은 시점에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