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다우지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또 향후 90일 이내에 협상을 재개해 합의점을 도출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일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회의 때 뉴스가 아닙니다.

작년 12월1일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됐던 G20때 미중 합의 내용입니다. 지난해 휴전과 지난달 합의가 다른 건 '90일'이란 휴전기간의 유무 뿐 입니다.

지난해 12월1일 양국이 휴전에 합의한 뒤 3일 열린 뉴욕 증시에선 다우가 287.97포인트, 1.13% 올라 25826.43포인트로 마감됐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인 12월4일 799.36 포인트 폭락하며 하락세가 본격화됐습니다. 작년 12월24일에는 21792.20까지 떨어진 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완화적 태도를 내비치면서 시장은 돌아섰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전략가는 지난 1년간 내내 약세장을 예고해온 비관론자입니다. 그는 어제 오전 9시 장 시작전 공개한 팝캐스트에서 "주식이 '하루 반짝(one-day pop)'으로 끝날 수 있다. 작년 12월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무역전쟁 휴전이 미국 경제와 기업 이익 약화를 고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 1일 다우는 117.47포인트 올랐습니다. 2일 장 초반 다우는 70포인트까지 하락했습니다.

윌슨의 예언이 들어맞는 듯 했습니다. 다만 약보합세를 지속하던 뉴욕 증시는 장 막판 상승해 69.25포인트(0.26%) 오른 채 마감됐습니다.

주가의 기반인 기업들의 이익은 감소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포함 기업의 2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도 지난 1분기에 일곱 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금액은 총 2058억달러로 작년 4분기(2230억달러)보다 10% 가까이 줄었습니다.

뉴욕 증시에서 자사주 매입이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기업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8000억달러 이상 자사주를 사들여 없애면서 뉴욕 증시가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1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 둔화→이익 감소→자사주 매입 감소로 이어지는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줄어드는 자사주매입
줄어드는 자사주매입
지난해 말 뉴욕 증시가 부활한 데는 파월 의장의 심경 변화가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지난달 다우 지수가 7% 넘게 오른 이유입니다.

게다가 금리 0.5% 포인트 인하 기대는 가능성은 낮아졌고, 7월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는 2일 "향후 금리 방향에 관해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미중 양국의 협상 기한이 없는 것도 부정적 요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0일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데 이어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CNBC 인터뷰에서 "협상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자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내년 대선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내년까지도 해결이 안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올랐지만, 채권시장에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97% 수준까지 떨어져 연 2%대 밑으로 하락했습니다.

또 유가는 수요 둔화 예상에 3~4% 급락했으며, 안전자산인 금값은 2% 가까이 올랐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