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4일 오후 6시10분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M이 소속 임원 및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마켓인사이트] 카카오M 상장 추진…영화배우 이병헌, 50억 투자
카카오M은 임원 3명과 소속 연예인 23명을 대상으로 신주 22만6199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했다고 24일 발표했다. 278억원 규모로, 주당 12만2695원에 발행됐다. 전체 기업가치는 8778억원으로 평가된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배우 이병헌, 송승헌, 한효주, 한지민, 김고은, 공효진 씨 등이 참여했다. 모두 카카오M 소속 연예인이다. 이병헌 씨는 소속 연예인 중 가장 많은 약 50억원을 투입했다. 카카오M 임원 3명은 각각 20억~7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M 측은 “임원 및 소속 연예인들이 자발적으로 액수를 정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M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이번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19일 납입까지 마무리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카카오M이 상장을 염두에 두고 이번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도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IPO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상장 주관사 선정 등 구체적인 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유상증자는 소속 연예인 및 임원들에게 상장 후 차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온다.

카카오M의 모태는 과거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로엔엔터테인먼트다. 2016년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고, 2018년 9월엔 두 회사가 합병했다. 합병 직후 카카오는 음악 유통 및 영상 제작, 연예기획 사업부문 등을 다시 떼내 비상장사로 카카오M을 세웠다. 이후 카카오M은 활발하게 연예기획사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모델 전문 기획사인 레디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병헌 씨 등의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 배우 공유 씨 등의 소속사인 숲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태리 씨 등의 소속사인 제이와이드컴퍼니, 이앤티스토리 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하거나 지분율을 확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카카오M을 통해 소속 배우 및 가수를 늘리고, 카카오M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메가몬스터를 활용해 작품을 제작하는 수직 계열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다. 웹툰·웹소설 및 드라마 등 영상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페이지의 지식재산권(IP)까지 활용하면 카카오가 ‘콘텐츠 왕국’을 세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카카오 계열사는 경쟁적으로 IPO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IPO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1호 상장을 목표로 이르면 내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회계감리 문제로 추진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이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역시 상장 가능성이 높은 카카오 계열사로 꼽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