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5%·유럽 25%·亞 20%…지역 분산투자가 대세"
“사모펀드(PEF)의 이자 부담과 투자대상 기업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의 성격과 투자지역별로 출자 펀드를 분산해 위험을 줄여나갈 시기입니다.”

영국의 대표적 대체투자 운용사인 판테온의 폴 워드 사장(사진)은 15일 ‘ASK 2019 서밋’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로 쪼그라들었던 세계 PEF 시장 규모가 2018년 4조달러(약 4700조원) 수준까지 늘었다”며 “PEF에 투자하는 출자자(LP) 및 기관투자가들이 운용사 선정에 더욱 신경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세계 PEF 시장의 드라이파우더(미집행 약정액)는 1조3160억달러로 2012년 이후 매년 13%, 총 206% 증가했다. 특히 운용자산(AUM)이 10억달러를 넘는 대형 펀드를 중심으로 바이아웃 M&A(경영권 인수합병) 시장이 급성장했다. 작년 바이아웃 M&A 거래 규모는 5조1060억달러에 달했다.

PEF 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가면서 투자대상 기업의 가격과 금융비용도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거래된 기업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배수는 11.3배로 집계됐다. 상각 전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이자비용도 44.7%로 지난 10년 평균치(41.7%)보다 커졌다. 성적이 좋은 운용사와 나쁜 운용사의 양극화도 심해졌다. 워드 사장은 “하위 25%와 상위 25%의 내부수익률(IRR) 차가 6배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다변화’를 위험관리 방법으로 제시한 워드 사장은 “일반펀드와 세컨더리 PEF(다른 PEF가 보유한 투자기업을 전문적으로 인수하는 PEF)·공동투자 펀드의 비중을 6 대 4로 조절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라고 했다. 적절한 출자펀드 숫자는 연간 8~10개라고 분석했다.

펀드 규모에 따라서는 AUM 50억달러 이상의 초대형 바이아웃 펀드 10%, 10억~50억달러 규모의 대형 바이아웃 펀드 10~20%, 중소형 바이아웃 펀드 45~55%, 지분투자 전문 펀드 10~20%, 스페셜시추에이션 펀드 10~20%로 다양화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50~60%, 유럽 20~30%, 아시아 등에 15~25%로 분산하는 게 최근 트렌드”라고 소개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