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올린 순이익이 전년보다 2.5배 급증했다. 자기자본 규모가 커진 데다 투자은행(IB) 사업의 다변화로 수익성이 높아진 덕분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이 21일 발표한 ‘2018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 47곳이 지난해 올린 순이익은 1억2280만달러(약 1351억원)로 2017년(4800만달러) 대비 155.7% 늘었다.

지역별로는 홍콩이 5780만달러로 가장 컸고 이어 베트남(1830만달러), 인도네시아(1770만달러), 미국(1620만달러) 등 순이었다. 금감원은 “증권사 해외법인의 자기자본 규모가 확충되면서 업무 범위가 넓어졌다”며 “헤지펀드에 증권대차, 신용공여, 담보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진출 등으로 수익원도 다변화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의 자기자본 규모는 2017년 말보다 81.9% 늘어난 47억3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자산총계는 494억9000만달러(약 55조3000억원)로 같은 기간 50.6% 증가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IB가 경쟁적으로 홍콩 등 해외법인에 증자를 실시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에서는 지난해 130만달러가량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