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올해 1분기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은 산업 구조조정이 이끌었다.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등 유료방송시장 재편 거래가 잇따랐다. 국내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2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조선업계가 ‘빅3’에서 ‘빅2’ 체제로 재편되기도 했다.

M&A 자문 순위도 이들 대형 거래가 좌우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자문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삼일PwC, 삼정KPMG 등 회계법인들도 대형 구조조정 거래를 자문하면서 외국계 증권사들을 제치고 2~3위를 차지했다.

주식발행시장(ECM)에서는 NH투자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현대오토에버 기업공개(IPO)의 대표주관사를 맡으며 좋은 실적을 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채권발행시장(DCM) 왕좌를 꿰찬 KB증권이 2019년 1분기에도 1위에 오르며 질주를 이어갔다.
[마켓인사이트] SKB·티브로드 1.5兆 M&A 자문…CS 1위
산업재편 M&A가 가른 자문 순위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가 31일 에프앤가이드와 공동으로 1분기 M&A 자문 실적을 집계한 결과 CS가 재무자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CS는 유료방송시장 재편을 위한 ‘빅딜’ 중 하나였던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거래금액 1조5000억원)을 도우며 실적을 쌓았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자금 출혈 없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창의적인 거래 구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CS는 또 홍콩계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LG그룹 계열사 서브원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인수하는 거래(6020억원)에서 LG 측 매각 자문을 맡기도 했다.

산업 구조재편이 이뤄지면서 삼일PwC, 삼정KPMG 등 국내 회계법인들이 재무자문 분야에서 약진했다. 삼일PwC는 세간을 놀라게 했던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1조5000억원) 자문을 비롯해 총 14건, 2조180억원의 자문 실적을 올리며 2위에 올랐다. 삼정KPMG는 티브로드 매각자문을 담당하며 3위를 차지했다.

태평양은 올해 1분기 국내 산업 구조재편 M&A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법률자문 1위를 차지했다. CJ헬로와 티브로드 M&A에서 각각 인수와 매각 법률자문을 맡았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서도 매각 자문을 맡는 등 총 7건, 4조514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회계자문 분야에선 딜로이트안진(안진)이 4건, 3조5280억원의 실사를 맡으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다수의 조단위 빅딜에 참여하며 리그테이블 회계자문 분야 1위에 올랐던 안진은 올해 1분기에도 티브로드 인수, 린데코리아 매각 등 대형 거래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오토에버 IPO 꿰찬 NH證, ECM 1위

NH투자증권은 2건(2276억원)의 기업공개(IPO)를 대표주관하며 ECM 리그테이블에서 1위에 올랐다. 1조원대 기업가치로 올 상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토에버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성공리에 마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 및 일반 청약, 상장 후 주가 흐름까지 모두 좋은 결과를 냈다. NH투자증권은 드림텍의 유가증권시장 상장도 단독 대표주관했다.

2위는 IPO 2건(1818억원)을 대표주관한 대신증권에 돌아갔다. 대신증권은 올 상반기 코스닥시장의 주요 IPO로 꼽히는 2차전지 기업 에코프로비엠, 지혈제 제조회사 이노테라피의 IPO를 1분기 중 마무리했다. 3위는 삼성증권이 차지했다. 삼성증권은 아모그린텍셀리드의 코스닥 상장, 웅진씽크빅의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했다. 4위는 웹케시천보의 코스닥 IPO를 대표주관한 하나금융투자, 5위는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한 지노믹트리의 대표주관을 맡은 키움증권에 돌아갔다.

KB증권, 7년 연속 DCM 자문 1위 시동

KB증권은 올해 1분기 DCM 대표주관 부문에서 110건, 5조5050억원어치의 거래를 주선하며 1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이 23.43%로 전년 동기 19.53% 대비 3.9%포인트 높아졌다. 회사채 종류별로는 일반 회사채(SB) 부문에서 2위, 여신전문금융회사채(FB)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SB 부문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6000억원), 한국해양진흥공사(5000억원), SK텔레콤(4000억원) 등의 발행을 단독으로 대표주관했다.

2위는 NH투자증권(점유율 20.75%)이 차지했다. 90건, 4조8748억원어치 거래를 주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건수와 금액 모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SK에너지(5000억원), SK(3000억원), LS전선(2000억원) 등의 회사채 발행을 단독으로 대표주관하며 SB 부문 1위에 오른 게 실적이 급성장한 원동력이라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이 80건, 3조517억원어치 거래를 주도하며 3위(12.99%)에 올랐다. 4위와 5위는 미래에셋대우(9.74%)와 SK증권(8.32%)이 각각 차지했다.

이동훈/이고운/김병근/황정환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