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올해 실적 기대로 강세를 보였던 게임주들이 올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떨어졌고,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작 모멘텀이 있고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는 등 경쟁력이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新作이거나 IP 많거나…경쟁력 갖춘 게임株 주목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는 9500원(2.11%) 내린 44만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51만원대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썼던 주가는 올 들어 5.68% 하락했다. 리니지2 모바일 등 상반기 출시를 앞뒀던 신작들의 일정이 줄줄이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올 들어 펄어비스(-18.57%), 웹젠(-2.58%) 등 다른 게임주도 부진하다.

전문가들은 선별적 종목 선택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먼저 중국의 신규게임 등록 재개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올해 초부터 신규 게임 등록을 해주고 있지만 아직 외국 게임은 허가하지 않고 있다”며 “웹젠 게임은 개발, 배포는 중국 업체가 하고 IP만 웹젠이 보유해 다른 한국 기업보다 진행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양한 분야로 활용할 수 있는 IP를 많이 가진 기업도 유망하다. 최근 게임뿐 아니라 영상 콘텐츠로도 활용처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 등 국내 기업 중 가장 양질의 IP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게임 IP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면 인기 만화나 영화에 비해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팬덤 충성도가 크고 이야기 흐름이 탄탄하다”며 “워크래프트가 영화화된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작품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4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넷마블은 신작이 부족하고 자체 IP 게임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넷마블 매출 중 5% 이상을 차지하는 게임 가운데 자체 IP로 만든 것은 1개에 불과하다.

신작도 게임주에 투자하기 전에 검토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넷마블이 아이돌그룹 BTS를 주인공으로 삼아 BTS월드를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게임빌(엘룬, 게임빌프로야구), 컴투스(스카이랜더스,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엔씨소프트(리니지: 리마스터) 등도 올해 안에 새로운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강영연/노유정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