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증시 주변 여건이 2016년과 닮았다는 분석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당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고,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폈다. 이 덕분에 불안 속에 곤두박질치던 그해 글로벌 증시는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2016년 2월11일 미국 S&P500지수는 1829.08로 한 달 반 만에 10% 넘게 급락했다. 2년 만의 최저치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새해가 시작된 뒤 한 달도 안 돼 3445.40에서 2655.66으로 23% 폭락했다. 장기 박스권에 갇혀 있던 한국 코스피지수도 1800선으로 떨어졌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6%대로 떨어지면서 커진 경착륙 우려와 미국 금리가 그해 4회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은 강달러가 세계 증시를 강타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이 불안해지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진 당시 상황이 지금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이번 하락장은 낙폭이 더 크고, 기간도 더 길지만 2016년과 비슷한 점이 많아 올해 증시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는 진단이다. 안 연구원은 “2016년 3월 Fed가 연 4회 금리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꺼내 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며 “올해도 비슷한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Fed는 점도표상 올해 두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안정을 찾은 뒤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2016년 증시처럼 올해 증시도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프리 슐즈 클리어브리지인베스트먼츠 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때처럼 올해 증시가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너무 비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2016년과 가장 큰 차이점인 미·중 무역분쟁이 증시 반등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