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에 따른 공포가 한국 증시로 번졌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인터넷, 게임, 통신, 음식료 등 경기방어주를 주목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코스피지수는 5일 13.04포인트(0.62%) 떨어진 2101.31에 마감했다. 장중 2100선을 내주면서 2086.57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1972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간밤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의 격차(스프레드)가 11년 만에 최저 수준인 0.11%포인트까지 좁혀지면서 S&P500지수가 3.24%, 나스닥종합지수가 3.80% 급락한 영향이다. 미 국채 3년물 금리는 5년물을 넘어섰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음식료·통신株로 몰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향후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거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주식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1.66%), SK하이닉스(-1.16%), 포스코(-2.35%), 롯데케미칼(-2.10%)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 경기민감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반면 농심(2.80%), KT&G(2.38%), SK텔레콤(1.44%), 네이버(1.21%), 엔씨소프트(1.12%) 등 경기방어주는 올랐다. 경기방어주는 환율이나 원자재가격 변동 등의 영향을 덜 받는다. 2016년 이후 경기민감주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에쿼티부문 대표는 “경기민감주 중 상당수가 내년 1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며 “정보기술(IT), 화학, 철강주 등이 조정받으면서 자금이 인터넷, 통신, 음식료 등 경기방어주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