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6%대에 머물렀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오히려 11% 이상 줄었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반도체마저 꺾인다면 상장사들의 실적은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착시' 빼니…상장사 영업익 11.4% 급감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1377곳(금융·분할합병 회사 등 제외)의 3분기 영업이익이 48조2924억원으로, 전년 동기(45조3635억원)보다 6.46% 늘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는 2014년 3분기(-24.07%) 후 15분기 만에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올 2분기(6.45%)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도체 착시효과’를 걷어내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나머지 기업의 영업이익은 10.5%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으로 한정하면 11.4% 줄었다. 2분기(-3.1%)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0곳 가운데 6곳은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8% 줄었다. 올 들어 세 분기 연속 감소세다.

증권가는 벌써부터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주력 업종의 부진이 지속되고, 내년부터는 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상장사 실적이 올해보다 나아지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