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가 늘어나면서 조선기자재 업체 주가도 상승세다. 국내 조선사의 LNG 운반선 수주가 활기를 띠자 관련 기업 일감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동성화인텍은 지난 2일 코스닥시장에서 640원(7.98%) 오른 866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LNG 운반에 필요한 초저온 보랭재를 생산한다. 같은 업종의 한국카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82% 올랐다.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는 HSD엔진은 3.76%, 세진중공업은 5.40% 상승했다. 전날 미국과 캐나다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을 타결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중동산 LNG 가격은 유가에 연동되는 반면 미국산 LNG는 유가와 상관관계가 낮아 유가 강세 국면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며 “미국산 LNG 수요가 늘면서 운반선 발주도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주가가 힘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횡보장에서 조선기자재 관련 주가 상승세는 단연 돋보인다. 동성화인텍은 지난 7월24일 저점(종가 기준 5580원)을 기록한 뒤 55.20% 뛰었다. 한국카본은 7월25일(5330원) 저점을 찍고 38.65% 상승했다. HSD엔진도 지난달 17일(3440원) 이후 36.34% 올랐다.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5년간 세계적으로 LNG 운반선은 총 194척이 발주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43척의 LNG운반선 중 38척을 수주하는 등 시장점유율이 높아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내년부터 조선기자재 업체 실적이 본격 개선되면서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국내 조선회사들의 신규 수주가 늘어나자 조선 기자재 업체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상당수 기자재 업체가 파산하거나 상장폐지된 만큼 업황이 회복되면 살아남은 업체들의 수혜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23일 코스닥시장에서 디케이락은 110원(1.18%) 오른 9440원에 마감했다. 최근 1개월 상승률은 40%에 이른다. 이동헌 한양증권 연구원은 “디케이락은 선박·해양플랜트·정유화학·반도체 생산라인 등에 쓰이는 피팅 및 밸브를 생산하는 업체”라며 “유가 상승으로 전방산업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다른 조선 기자재 업체도 최근 큰 폭으로 주가가 뛰고 있다. 지난 한 달간 34% 오른 조광ILI를 비롯해 태광(33%) 동성화인텍(24%) 세진중공업(20%) 인화정공(18%) 성광벤드(14%) 한국카본(13%) 비엠티(11%)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가 늘어나며 한국 조선업에 햇살이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기준 액화천연가스(LNG)선의 글로벌 신규 발주량이 39척인데 이 중 36척을 한국 업체가 독식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이 12척, 현대중공업 9척, 삼성중공업 9척, 현대삼호중공업은 6척을 수주했고 중국이 2척, 일본은 1척에 불과했다. 소형 컨테이너선 시장은 현대미포조선이 싹쓸이 수주를 하고 있다. 올해 발주된 1800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22척 가운데 20척을 현대미포조선이 수주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후둥중화조선이 인도한 LNG선이 엔진 결함 등으로 운항이 중단되는 등 중국 업체들의 선박 건조 능력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재부각할 기회”라고 분석했다.선박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고, 하반기 중동과 북미에서 대규모 플랜트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조선 기자재 업체들의 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락슨 선가 지수는 129.2로 연초 대비 2.5% 올랐다”며 “원화로 환산하면 8.2% 상승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미국 LNG 액화플랜트와 아랍에미리트(UAE) 휘발유·방향족 프로젝트, 쿠웨이트 석유화학단지 공사 등의 발주가 이뤄지면 디케이락, 성광벤드, 태광 등 피팅 및 밸브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업황 회복이 이어진다면 생존 업체에 전방업체의 주문이 집중돼 급격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 기자재 업체 중 엔에스브이는 지난해, 스틸플라워는 올해 상장폐지됐다. 케이에스피는 회생절차에 들어가 거래중지 상태다. 반면 올초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현진소재는 업황 회복 전망에 상장폐지 우려가 줄면서 지난 한 달간 45% 올랐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생존업체들이 업황 회복에 따른 과실을 독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살아남은 기자재 업체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동성그룹 계열사인 동성화인텍은 영업력 강화와 신사업 추진을 위해 경기 안산시에서 부산 사하구 신평동으로 본사를 옮겼다고 2일 발표했다.생산 인력은 경기도에 그대로 상주하며 영업 조직과 신사업 부서는 부산으로 이전했다. 부산으로 옮기는 직원은 전체 직원 409명 가운데 25명 수준이다. 이장훈 기획관리팀 부장은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허브인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 조선소와 해외 바이어를 만나 영업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서는 데 박차를 가하기 위해 본사를 이전했다”고 설명했다.동성화인텍은 LNG운반선의 육상저장탱크용 초저온 보랭재를 생산한다. 지난해 230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NG 기화저감기술 등 LNG선박과 관련한 기술력이 우수하다.동성화인텍은 본사 이전과 함께 영업과 시공, 사후 보증 등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조선소 대학 연구소 등과 협업 네트워크를 강화해 시너지를 올리기로 했다.동성화인텍은 동성그룹 계열사와 공조하면서 그룹의 사업 시너지도 높일 계획이다. 동성코퍼레이션이 지난해 10월 부산에 설립한 LNG연료탱크 전문업체인 동성엘티에스 등 그룹 계열사와도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성엘티에스는 청정연료인 LNG추진선박용 LNG연료탱크의 설계와 제작, 단열을 포함한 일괄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