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9일 오전 11시6분

올해 코스닥시장의 최대 기업공개(IPO) 후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가 길어지는 회계감리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감리가 이례적으로 장기화하는 이유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카카오게임즈 회계감리는 3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인사이트] 'IPO 대어' 카카오게임즈 감리 지연에 예비상장사들도 '긴장'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감리가 끝나지 않아 아직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의 심사 승인을 받아도 감리가 끝나지 않으면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상 상장을 준비하는 공모기업의 절반 이상이 감리 대상이 된다. 카카오게임즈는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해 최대 1조9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비공개로 이뤄지는 감리를 두고 업계에서는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블루홀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같은 비상장사 지분 가치가 감리의 주요 쟁점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전략적 제휴를 목적으로 여러 회사의 지분을 취득했다. 대표적인 것이 인기 총싸움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블루홀의 RCPS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블루홀의 RCPS 16만6666주를 주당 3만원, 총 50억원을 들여 샀다.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블루홀의 장외시장 가격은 호가 기준으로 지난해 주당 70만원 후반대까지 치솟았고 최근에도 5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블루홀 RCPS의 공정가치를 574억여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산정했다. 블루홀 지분평가이익 500억여원은 지난해 카카오게임즈가 거둔 연간 순이익(606억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블루홀의 RCPS 가치가 높게 평가돼 감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말이 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게임즈 측은 “감리는 비공개 사항이라 공식적인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다른 공모기업까지 카카오게임즈의 감리 지연에 애를 태우고 있다. 대어급 IPO인 카카오게임즈를 피해 공모 일정을 잡으려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바이오 기업은 연구개발비용 등이 이슈가 될 수 있지만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업체여서 감리가 일찍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일정이 지연되면서 다른 공모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