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 증시 선행지표는 중 위안화?
미 증시와 중국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미 증시도 하락하고, 올라가면 미 증시도 상승하고 있는 겁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4.84포인트(0.17%) 내린 2,856.98으로 마감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앞두고 거래량도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건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된 겁니다. 양국은 차관급 무역협상이 워싱턴DCC에서 진행중인 가운데 예고한대로 이날 상대국 제품 160억달러 상당에 대한 관세를 발효시켰습니다.

협상도 결실이 없을 것이란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실제 이날 저녁 협상이 종료된 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양국 협상단이 중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포함해 경제 관계에서 공정성과 균형, 호혜를 달성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추가 협상 일정이나 합의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날 미 증시보다 먼저 떨어진 건 중국 위안화였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 증시 선행지표는 중 위안화?
중국 인민은행은 미 증시가 열리기 전인 23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096위안(0.14%) 올린 6.8367위안에 고시했습니다. 위안화 가치를 절하시킨 겁니다.

이에 따라 위안화는 이날 역외 외환 시장에서 이틀째 하락했습니다. 달러-위안 환율은 6.8912위안으로 전날보다 0.64% 상승했습니다. 장중 한 때 달러당 6.90까지 치솟았습니다.
전날 6.82~6.84 위안대에서 거래된 걸 감안하면 가치 하락폭이 컸습니다.

미 증시의 기술적 분석가들은 최근 위안화와 미 증시 동조 현상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연결 고리는 역시 미중 무역전쟁입니다.

무역갈등이 높아지면 달러화는 강해지고, 위안화는 떨어집니다. 강 달러와 무역긴장은 보잉과 캐터필러 등 수출 대기업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쳐 미 증시를 끌어내리는 식입니다.

아무리 미국 경제가 강하다해도 미 기업들의 해외 비중은 만만치 않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 기업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0%에 달합니다.

특히 11개 섹터 중 인텔 애플 등이 속한 기술 섹터 기업들은 해외 비중이 59%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 21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틀째 횡보하고 있습니다.

투자회사 레이몬드제임스의 앤드루 애덤스 스트레티지스트는 " S&P500지수가 신고가 수준에서 정체돼 있지만, 더 오르기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무역갈등은 금새 풀릴 것 같지 않고, 위안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습니다.
만약 미 증시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계속된다면 S&P 500 지수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 증시 선행지표는 중 위안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