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주가가 이달 들어 반등하고 있지만 증권가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23일 네이버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만5000원(3.35%) 오른 77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프랑스에 있는 자회사 네이버프랑스SAS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589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연초 100만원에 육박했던 주가에 비하면 여전히 20% 이상 낮지만 이달 들어 7.82% 오르면서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가 115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네이버 주가의 우상향이 지속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지난달 이후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KB증권 등 6개 증권사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올해 투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3분기 영업이익은 262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5.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20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했고 올해도 공격적인 채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인건비가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수익성 하락은 최소 올해, 길게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분간 주가가 횡보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장기 보유하기보다는 ‘박스권 매매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다만 핵심 계열사 라인(LINE)의 핀테크(금융기술) 신사업 성과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 페이’의 거래금액은 주목해야 할 지표”라며 “거래금액 상승과 다양한 금융 서비스 출시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높일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