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사 실적 개선됐지만… 전장업체로 관심 좁혀야"
중소형 자동차 부품회사 실적이 지난 2분기 모처럼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엔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처를 다변화하거나 전자장비(전장) 등 수요가 늘어나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관심을 좁힐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중소형 자동차 부품사 72곳의 2분기 영업이익은 350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798억원)보다 25.3% 늘었다. 매출은 9조4241억원으로 같은 기간 5.0% 증가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2분기 중국 출하량과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현대차는 중국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6.8%, 기아차는 71.8% 증가했다.

"車부품사 실적 개선됐지만… 전장업체로 관심 좁혀야"
적자 기업은 지난해 2분기 15곳이었지만 올 2분기엔 8곳으로 줄었다. 변속기 부품을 제조하는 삼보모터스가 작년 2분기 영업손실 6억원에서 올 2분기 9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차체를 생산하는 평화정공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7억원에서 24억원으로 돌아섰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차체와 변속기 업체는 고정비 부담이 큰 탓에 완성차 판매가 부진하면 적자를 내지만, 판매가 개선되면 가장 빨리 실적을 회복한다”고 설명했다.

부품사의 수익성 회복은 완성차 업체의 영업 환경 개선이 단기적인지 구조적인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부품사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선 완성차 업체의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번에 부품사 실적이 소폭이나마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소형 부품사의 실적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 회복이 쉽지 않은 데다 신흥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브라질과 러시아의 영업 환경이 나빠지고 있어서다.

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완성차 판매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부품사에 대한 납품가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브라질 헤알화와 러시아 루블의 약세는 현지에 진출한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모델 출시 속도로 볼때 현대·기아차가 라인업 교체를 통해 중국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선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그사이 현대·기아차가 다시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부품사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부품사 중에서 실적이 개선되고 성장성이 높은 우량 기업을 골라 투자할 것을 권했다. 정 연구원은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저평가 상태인 평화정공, 일지테크, 서연이화, 세방전지, 디티알오토모티브, 디와이, 아트라스BX, 대원산업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임 연구원은 에스엘, 우리산업, 해성디에스, 상아프론테크를 유망주로 추천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