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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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업체 주가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에 진입했음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 러시아월드컵, 6·13 지방선거 등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여행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지진 악재도 영향을 미쳤다.

4일 오후 2시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1600원(2.01%) 떨어진 7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월3일 12만4500원을 고점을 찍은 주가는 5월 들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이달 7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상장사인 모두투어 역시 3.51%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4만대를 기록했던 주가는 2만4750원까지 떨어졌다. 참좋은여행 역시 지난 3월 1만3000원대였던 주가가 1만1000원대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여행주가 주춤한 이유에 대해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대회와 6·13 지방선거 등 대내외 이벤트가 상반기에 연이어 이어지면서 여행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일본 오사카에서 발생한 지진도 여행주에 부정적이었다. 오사카는 한국인이 많이 찾는 대표 관광지다. 지진이 발생한 지난달 여행업체들의 주가 하락폭은 특히 두드러졌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투어의 지역별 송객 비중은 일본이 37%로 가장 컸다. 모두투어는 일본 모객 비중이 약 21%에 달한다. 일본 내 오사카 지역의 비중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각각 20%, 5%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황금연휴 때문에 전년과 실적을 비교했을 때 부진한 수치를 낸 것처럼 보이는 '역기저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견조한 여행 수요 증가에 더해 자회사들의 이익 개선이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월드컵 및 지방선거 등의 이벤트들이 예상보다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여행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했다"며 "하필이면 수요에 가장 높은 영향을 미치는 일본 지진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여행업체들의 주요 사업인 패키지 사업이 부진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업황 전망 역시 좋지 못하다는 우려도 있다. 2014년 483만명이던 개별자유여행(FIT) 출국자 수는 지난해 863만명으로 3년 새 78.6% 급증했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FIT가 패키지를 잠식하는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며 "'짧게 자주' 가는 한국인의 여행 특성과 예약관리, 음성통역 등 기술 발전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FIT 선호는 더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여행업체들의 이익은 송출객수 보다 평균판매단가(ASP)에 민감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올해부터 항공료 하락으로 인해 ASP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이익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당분간 여행주가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여행주의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하필 한국 여행 수요에 가장 민감한 외부 변수 중 하나인 일본 지진으로 오는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도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일본 지진, 하와이 화산 활동 등 주요 지역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여행 심리가 위축되면서 예약률이 감소하고 있다"며 "여행 수요는 자연재해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이후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