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3일 오후 3시10분

[마켓인사이트] "방시혁처럼 경영인이 유능한 기업엔 과감히 투자할 것"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3일 “자질을 갖춘 경영자가 있는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은 유능한 경영자와 과감한 전문투자자의 합작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SV인베스트먼트는 오는 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SV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지난해 6268억원) 기준으로 벤처캐피털(VC) 업계 10위다. 지향하는 투자 방식은 초기 기업에 단독으로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투자 자금을 회수(엑시트)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투자가 대표적이다.

박 대표는 “투자 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자체 기획한 연예인이 없는 상태였다”며 “그러나 방시혁 대표 개인의 자질과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연예인 육성 능력을 볼 때 투자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두 차례에 걸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40억원을 투자했고, 최근까지 중국 레전드캐피털과 넷마블게임즈 등에 보유 지분을 넘겨 1000억여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VC가 위험 분산에만 신경 쓰다 보면 고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선진국형 투자가 벤처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최근 공을 들이는 분야는 크로스보더 투자다. 한국과 중국 미국 등의 자금을 모아 국내외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중국 투자회사인 선전캐피털과의 협력 펀드, 중국 푸싱그룹 계열사가 참여한 펀드 등 한·중 펀드 4개를 결성했다. 올해 바이오, 뷰티 등과 관련된 펀드를 추가로 결성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한국이 강점을 갖고 중국 등에서 성공할 산업은 바이오와 콘텐츠, 소비재”라며 “이런 업종 기업에 중국 자본의 투자가 들어오면 향후 현지 성장과 기업공개(IPO)까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2017년 4월~올 3월) 영업수익 180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26억원)보다 192.4% 늘었다. 박 대표는 “투자펀드 청산에 따른 성과보수가 향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펀드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SV인베스트먼트가 내놓을 투자펀드 설정액의 5~10%는 자기자본으로 채워 보수 외에 ‘플러스알파’ 수익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SV인베스트먼트는 수요예측(기관 대상 사전청약)에서 흥행해 공모가를 희망가격 범위 이상인 7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1863억원이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974.23 대 1을 기록했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이고운/이지훈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