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종 대장주’ LG화학 주가가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실적에 급락했다. 증권사도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LG화학, 실적 부진에 급락… 증권사 목표주가도 줄하향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2만1000원(5.83%) 떨어진 33만9000원에 마감했다. LG화학 주가가 33만원대까지 밀려난 것은 지난해 8월11일(33만9500원) 이후 8개월여 만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양호한 실적에 전기차 배터리부문의 잠재력까지 더해지면서 주가는 줄곧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초 26만원 선에 머물던 주가는 올해 1월24일 43만8000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30일 LG화학은 매출 6조5536억원, 영업이익 6508억원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전년 대비 1%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이 18.3% 줄며 증권사 추정치 평균(7280억원)을 10.6%가량 밑돌았다. 회사 측은 “원화 강세와 원료 가격 상승 등의 악재로 기초소재(석유화학)부문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어닝쇼크’에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가를 낮춰 잡았다. KB증권은 올해 LG화학의 예상 영업이익을 3조2215억원에서 2조8008억원으로 11.3% 낮추며 목표가를 53만원에서 47만원으로 조정했다. 대신증권(50만원→47만원), 하나금융투자(47만원→45만원), KTB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47만원→44만원) 등도 목표가를 낮췄다.

전망은 엇갈린다. LG화학 매출의 66%(1분기 기준) 이상을 차지하는 기초소재부문이 견고한 실적을 낼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미래 먹거리인 전지부문에 대해선 상반된 견해가 나왔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지부문이 1분기 흑자(21억원)를 냈지만 최근 코발트 등 원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내년까지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고품질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LG화학 정도에 불과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