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KTB자산운용의 김용범 주식운용본부장(상무), 이창행 전략투자팀 상무, 황준혁 펀드매니저(대리). (사진=KTB자산운용 제공)
왼쪽부터 KTB자산운용의 김용범 주식운용본부장(상무), 이창행 전략투자팀 상무, 황준혁 펀드매니저(대리). (사진=KTB자산운용 제공)
"코스닥 벤처펀드는 공모주 30% 우선 배정이라는 큰 혜택이 있지만 그만큼 '운용의 묘'가 필요한 상품입니다. KTB자산운용은 과거 다양한 공모주 및 중소형주 펀드의 우수한 성과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코스닥 벤처펀드의 초기 흥행 속 KTB자산운용이 두각을 드러냈다. 총 7개의 공모펀드 중 한 발 앞서 출시된 6개를 제치고 독보적인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20일 <한경닷컴>이 KTB코스닥 벤처펀드 펀드매니저인 KTB자산운용의 김용범 주식운용본부장(상무), 이창행 전략투자팀 상무, 황준혁 펀드매니저(대리)를 만나 인기비결에 대해 묻자 '트랙레코드'를 꼽았다.

과거 출시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메자닌펀드 등의 우수한 수익률이 코스닥 벤처펀드에도 후광 효과로 작용했다고 자평했다. 발행시장(신주·CB·BW)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이 상무는 자부했다.

그는 "공모주 10% 우선 배정 혜택이 있는 공모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를 통해 최근 1년여 간 업계 최상위 수익을 거둔 만큼 공모주 30% 우선 배정을 받는 코스닥 벤처펀드도 각광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를 포함한 신주에 투자하고, 자산의 35%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면 펀드는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또한 펀드 가입자는 3년 이상 투자 시 모든 코스닥 벤처펀드에 대해 최대 300만원 한도로 1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TB자산운용은 발행시장 펀드 투자 전담팀을 두고 있는 만큼 의무로 편입해야 하는 벤처신주(15%)에서도 긍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공모주 외에도 전환우선주(CPS),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코스닥 벤처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KTB자산운용은 2005년부터 전략투자팀에서 공모주 및 상장 전 지분투자, CB·BW 등을 활용해 140개의 메자닌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게 강자인 계열사 KTB네트워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점으로 꼽았다.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 절차가 간소화될 계획인 만큼 향후 공모주 배정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상무는 "우수한 수익률을 위해서는 공모주와 CB 및 BW, 비상장 신주 투자전략 등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며 "지난해의 경우 3조5000억원까지 기업공개(IPO) 규모가 늘어났고, 코스닥 시장 상장 절차가 간소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IPO 공모주 물량 확보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 대리는 "신주의 경우 물량 확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좋은 주식을 좋은 가격에 펀드에 담아야 한다"며 "상장 및 비상장 기업의 CPS를 활용하는 만큼 (단순히 공모주 물량에만 연연하지 않고) 기업 분석과 경쟁력에 따라 담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코스닥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관측을 내놨다.

황 대리는 "최근 변동성이 커졌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지향하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에 나선 상황에서 중소기업, 코스닥 벤처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어 이는 코스닥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코스닥 벤처펀드 제도와 관련해서는 공모펀드에 대한 추가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사모펀드의 경우 1억원 이상의 '큰손 가입자'인 만큼 코스닥 벤처펀드의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는 성격의 자금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공모주 배정 시 공모펀드에 보다 우선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가 처음으로 출시된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관련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총 1조3195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에는 9967억원, 공모펀드로는 3228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상무는 "정부에서는 코스닥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해주자는 취지와 함께 서민층에게 투자기회가 돌아가게 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부여, 코스닥 벤처펀드를 도입했다"며 "공모주 부여 시 단순히 금액 비율로 받게되는데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는 일부 차등을 두는 등의 섬세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KTB코스닥 벤처펀드의 설정액은 2348억원(19일 기준)으로 공모펀드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왼쪽부터 KTB자산운용의 황준혁 펀드매니저(대리), 이창행 전략투자팀 상무, 김용범 주식운용본부장(상무).(사진=KTB자산운용 제공)
왼쪽부터 KTB자산운용의 황준혁 펀드매니저(대리), 이창행 전략투자팀 상무, 김용범 주식운용본부장(상무).(사진=KTB자산운용 제공)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