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눈높이에 맞춰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상장회사가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주주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자 배당을 늘리고 경영 방식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제도)이 폐지된 뒤 처음 열리는 주총이어서 일부 상장사는 직원을 동원해 소액주주의 주총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 관련기사 A3면

8일 증권업계와 한국상장사협의회 등에 따르면 9일 포스코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영진약품 등 11개사를 시작으로 12월 결산 상장기업의 주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는 23일(468개사)과 28일(229개사), 30일(179개사)에는 ‘슈퍼 주총데이’가 예정돼 있다.
막오른 주총 시즌… "소액주주 모셔라"
올 주총에서는 30대 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외이사진을 강화하고 내부거래 감시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안건이 대거 올라왔다. 대림산업과 현대백화점은 내부거래위원회를 꾸려 오너 일가의 거래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KT는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독립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바꾸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주주권익담당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한다.

소액주주 참석률이 저조해 감사를 못 뽑는 상장사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영업직원 100여 명이 뛰고 있지만 주총 정족수가 채워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진형/김익환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