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등 기계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기계주는 올초 미국의 1조5000억달러(약 160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와 중국 내 굴삭기 판매 호조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달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이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발목’이 잡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80원(0.91%) 오른 8870원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 1월25일 1만1500원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반 새 22.87% 떨어졌다. 1월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쟁사들과 비교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높고 재무구조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관은 지난달 이후 두산인프라코어 주식 69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7일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계속 미끄러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전년보다 34.6% 늘어난 660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 1월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0만8000원까지 올랐던 현대건설기계는 이날 18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기간 주가 하락률은 11.06%다. 외국인은 지난달 22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현대건설기계를 순매도(누적 순매도액 86억원)했다. 현대건설기계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3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8% 늘었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가능성 등에 비춰볼 때 두 기계주가 지나치게 조정받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 1월 말 9.7배에서 6.7배까지 떨어진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게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